평범한, 그러나 결코 평범하지 않은 희망에 대한 믿음
진성진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평범한 생활인으로 살아온 시인은 언젠가부터 자신의 마음속에 시가 흐르는 것을 깨달았다. 시인은 그런 시들을 버리지 않고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아놓았다가 삶의 굽이를 지나며 간혹 길어내어 고치고 다듬으며 시간의 무게를 견뎌왔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일상에서 느끼는 작고 사소한 감정과, 쉽게 포착할 수 없는 삶의 여백을 끈질기게 응시하면서 사랑과 그리움, 희망을 노래한다.
시집은, 일상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깊이 있는 감정과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다양한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은 독자들에게 친숙한 상황이나 사물을 통해 감정적인 연결고리를 통해 독자가 시를 읽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삶의 단면을 포착한 감성적인 시
시집은 삶의 여러 단면을 섬세하게 포착한 감성적인 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시인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을 깊이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과 슬픔, 희망과 고독을 때로는 담백한 언어로, 때로는 내밀하면서도 섬세한 언어로 풀어낸다.
문득 오소서
지나가다 들르듯 오소서
기다리는 마음 아랑곳없이
무심히 오소서
…
태양을 향한 그리움을 새긴 얼굴을
결코 떨구지 않으렵니다
-「해바라기」 중에서
아무런 바람도 없이 두 손을 모으듯, 「해바라기」에는 대가 없는 희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 시인의 의지가 잘 드러나 있다. 시인의 시들은 독자들에게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며, 우리가 지나쳐버린 일상 속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든다.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시각적이고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해내며, 그 안에 담긴 심오한 의미를 잔잔하게 전한다.
이해와 공감의 언어
시인의 시는, 독자들에게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깊은 사색과 감정적 울림을 전달한다. 시어 하나하나가 독자의 마음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며, 공감과 이해를 불러일으킨다. 삶의 고단함과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함께 담고 있는 이 시집은, 각자의 인생 여정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감정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준다. 표제 시 「빨간색을 싫어하는 딸기가 있었다」를 보자.
빨간색을 싫어하는 딸기가 있었다
…
뽀얀 피부가
빨갛게 변해가는 건
정말 끔찍했다
빨간색을 싫어하는 딸기는
…
제 몸을 던져서라도
어른을 멈추고 싶었다
새벽녘
부지런한 농부의 바구니로
사라지게 하는
빨갛게 된다는 건
어른이 된다는 건
이별이었기에
살면서 마주칠 수밖에 없는 엄혹한 현실이 있다. 이 시는 그런 현실을 다양한 감정으로 표현하면서 우리의 삶이 가진 처연함과 내밀함으로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독자들은 시인이 묘사한 풍경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감각적이고 정제된 언어
이 시집은 짧지만 강렬한 시어들을 통해, 우리가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시인의 감각적이고 정제된 언어는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며, 시적인 아름다움과 인간적인 깊이를 동시에 선사한다. 시집은 독자들에게 감동적인 순간과 사색의 기회를 제공하며,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울림을 남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