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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죽지 않고 어른이 되는 법

  • 강지영
  • |
  • 북다
  • |
  • 2024-09-05 출간
  • |
  • 256페이지
  • |
  • 133 X 200mm
  • |
  • ISBN 979117061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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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저마다의 세계 앞에 놓인 종말을 견뎌내고
무사히 미래에 다다르는 것

재이(주인공)의 “생과 사는 마치 이음새가 있는 동그라미” 같다. “이음새 구간을 지날 때마다 죽고 다시 태어나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환생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언제 어떻게 죽든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다는 것. 그저 원인 모를 우주의 현상이라 받아들이기엔, 생이 반복될수록 감당해야 하는 고통의 크기도 점점 커져간다.

재이에겐 죽음보다 환생이 더 고통스러웠다. 1회 차 때는 기억하지 못했던 일련의 출생 과정이 뚜렷이 느껴졌다. 자궁이 수축하며 좁은 산도로 밀려 나가는 순간에는 전신을 랩으로 감싸 비트는 것처럼 살결이 찢어지게 아팠다. (……) 재이는 의사 손에 양쪽 겨드랑이를 잡혀 무 뽑히듯 세상으로 나왔다. (30쪽)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치로 1회 차의 삶을 허망하게 끝낸 재이는 다음번 생에서 자신의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한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재이라는 동그라미를 훌라후프처럼 허리에 두른 직선”의 시간을 가진 소영이다. 재이의 종말과 동시에 세상이 리셋 되는 것과 달리, 오직 소영만은 축적된 시간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운명이다. 처음으로 자신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게 된 재이는, 어떻게든 정해진 운명의 패턴에서 벗어나 무사히 어른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한다.


“여긴 캡틴의 마음이 만든 세상이야.”

세상의 모든 ‘소녀’들을 구해낸
작지만 분명한 기적의 순간

“이제 와 무병장수 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딱 한 번만 어른이 되어보고 싶다”는 재이의 바람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다회차의 생을 통과하며 재이는 종말의 조짐이 느껴질 때마다 (이때 기억이 한 번씩 끊겼다 이어지는 점선의 시간을 가진 준서가 등장해 예언 같은 힌트를 주기도 하지만) 도처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들을 피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른의 무관심과 방치, 부모의 불륜, 가정불화, 학교 내 괴롭힘과 폭력, 각종 범죄와 사고의 위험으로 인해 종말은 어김없이 찾아오고야 만다. 재이는 고통스러운 생을 반복하며, 어른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 어쩌면 기적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자가 되는 존재가 있다. 바로 소영이다. 위험으로부터 재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소영과 그런 소영이 자신의 종말과 환생 때문에 죽음에 가까워지지 않도록 있는 힘껏 생을 버텨내려는 재이의 마음이 아주 작지만 기적과도 같은 변화의 순간을 만들어낸다. “세상엔 우리 둘밖에 없잖아. 잊은 거야?”
그러므로 이 작품은 한때 ‘소녀’였던 혹은 ‘소년’이었던 우리의 지난 생의 기록과도 같은 이야기다. 재이의 N회차 삶은 곧 우리 인생의 한 시기일 터이다. 그런 지난한 과정들을 거쳐 무사히 어른으로 성장한 우리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안도와 위로를 받기도 하고, 공감의 눈물을 흘리기도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저마다의 세계 앞에 놓인 종말을 견뎌내고, 무사히 미래에 다다랐으므로.

목차

프롤로그
1회 차 이해할 수 있을까
2회 차 감당할 수 있을까
3회 차 용서할 수 있을까
4회 차 책임질 수 있을까
5회 차 복수할 수 있을까
6회 차 사랑할 수 있을까
7회 차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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