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명의 작가가 발견한 19금이 건네는 이야기
가끔은 대체 왜 19금 판정을 받았는지 의문스러운 작품이 있다. 반대로 어째서 19금이 아닌 건지 되묻게 되는 경우도 있다.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거나 시대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글로벌콘텐츠랩 〈한사람〉의 네 번째 도서 『청소년 관람불가.zip』에 담긴 글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문제의 작품들은 잔인하건 잔인하지 않건, 직접적이건 간접적이건 사회적 금기를 건드린다.
『청소년 관람불가.zip』 의 시작을 알리는 김민정은 드라마 〈더 에이트쇼〉를 통해 선정성과 폭력성을 넘어선 문제의 본질을 다루며, ‘우리는 여전히 을이다’에서 현대 계급 사회 속에서의 두려운 진실을 지적한다.
첫 번째 챕터, ‘너도 좋았잖아ㅋ’에서는 19금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섹스를 다룬 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 〈LTNS〉, 〈오피스에서 뭐하Share?〉, 〈알고있지만,〉을 통해 섹스 그 너머로 보아야 하는 것들에 대해 말한다.
두 번째 챕터, ‘아무거나 규탄한다! 이것저것 보장하라!’에서는 사회·정치적 문제가 콘텐츠 안으로 개입하는 순간을 다룬다. 〈길 위의 연인들〉, 〈빨강 파랑 어쨌든 찬란〉, 〈색,계〉, 〈옥희의 영화〉 네 작품은 각기 다른 이유로 수위에 대해 지적을 한다.
세 번째 챕터, ‘옥땽으로 따라와’에서는 폭력적 욕망이 분출될 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하여 보여준다. 〈비질란테〉, 〈진격의 거인〉, 〈그녀의 이름은 난노〉, 〈파이트 클럽〉, 〈범죄도시〉를 통해 과거와 달라지지 않은 오늘날의 폭력성을 지적하고, 폭력성의 수위에 의문을 표한다.
네 번째 챕터, ‘이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에서는 보호받아야 마땅할 최소한의 선이 무너진 세계를 다룬다. 〈방과 후 전쟁활동〉, 〈밤이 되었습니다〉, 〈뒤틀린 집〉, 〈나를 찾아줘〉 네 작품은 보호받지 못한 자들의 생존을 건 핏빛극을 그린다.
수많은 콘텐츠를 접하고 있는 우리에게 19금은 어떤 의미인가. 클릭하지 않고선 참을 수 없는, 군침이 싹 도는 표식인가. 반대로 썸네일조차 보고 싶지 않은 경고 알람인가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콘텐츠를 다루는 〈한 사람〉에게 19금은 판도라의 상자였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