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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

  • 김강
  • |
  • 작가
  • |
  • 2024-08-20 출간
  • |
  • 255페이지
  • |
  • 126 X 190mm
  • |
  • ISBN 9791190566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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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내과의사이자 책방주인인 김강 작가의 새 소설집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가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되었다. 잘 알다시피 저자 김강은 2017년 단편 소설 「우리 아빠」로 21회 심훈 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2020), 『소비노동조합』(2021), 장편소설 『그래스프 리플렉스』(2023)과 다수의 공동소설집을 출간하며 맹렬하게 문단활동을 펼치는 현역작가이다.


부끄러워할 줄 아는 최초의 인간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에는 ‘최초의 인간’이라 일컬어지는 ‘아담’을 표제로 한 매우 독특한 소설이 한 편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에는 김강이 생각하는 인간의 가장 원형적인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담」은 기인이라 할 수 있는 ‘그’에 관한 일종의 보고서이다.
그는 ‘나’에게 자신이 죽으면 “한 문장으로 신문에 부고를 내어 주십시오”라는 부탁을 한다. 그 문장은 바로 “부끄러워할 줄은 알았다고. 부끄러워서 그랬다고.”라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그가 겪은 일이 “직장을 그만두고 이혼을 하고 집을 나와야 할 정도로 부끄러운 일”인가라는 의문을 표하기도 하며, 끝까지 “그의 부끄러움”을 믿지 못한다. 그러나 이후의 일들을 통해 결국 ‘나’는 그가 가진 부끄러움의 진정성을 믿게 된다.

『그것만 잘라내면 될 줄 알았는데……. 이 왼 손모가지를 잘라야 하나? 그러면 해결이 될까? 자꾸 떠올라. 그것도, 손모가지도 잘라내었는데 자꾸 떠오르면 다음엔? 그 다음엔? 하긴 기억이 사라질 수 있겠어? 이 머릿속 어딘가 영원할 테지…….』
『하긴 세 번째 눈은 잘못이 없어. 그것이 오기 전에도 그는 그랬었잖아. 그랬고말고. 그 눈동자 그 혓바닥, 그가 가진 모든 감각으로 탐했지. 상상으로 머릿속으로.』
『그는 운이 좋은 놈이기는 하지. 왼 손바닥에 있는 그것이 없던 시절에는 달랐을 것 같아? 그저 들키지 않았을 뿐이지. 하지 못했을 뿐이지. 그게 운이 좋은 거지.』

이 노트에는 근본적인 욕망과 부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근원적인 자책과 염오의식이 가득 채워져 있다. 결국 소설가인 ‘나’는 신문사에 가서 그의 부탁대로 부고를 전하기로 한다. ‘내’가 전한 부고의 문장은 “그는 부끄러움이 많았다.”이다. 김강이 조형해 낸 ‘최초의 인간’은 자신 안에 있는 그릇된 욕망과 감각들을 예사로이 보지 못하는, 강박적일 정도로 염결한 모습이었다. 이러한 예민함과 엄격함에 바탕해 보았을 때, 지금의 이 세상은 너무나 많은 문제와 오점으로 가득하다. 그렇기에 이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소설 창작은 결코 늦춰질 수도 멈춰질 수도 없는 절대의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인간의 본원적 폭력성과 공동체를 향한 윤리감각
김강의 작가적 레이더가 가장 날카롭게 반짝이는 것은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문제 삼을 때이다. 이번 작품집의 입구에 놓인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는 공동체에 대한 김강의 예민한 인식을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에서는 수십 년의 시간을 격한 두 개의 서사가 나란히 진행된다. 병렬되는 두 개의 서사는 어린 시절에 아파트 공터에서 1동과 2동 아이들이 연탄재를 가지고 벌이던 전쟁놀이와 두 번째는 사소한 일로 동네 사람들이 갈등을 벌이다가 살인사건으로까지 이어지는 현재의 이야기를 말한다.
‘나’는 어린 시절의 연탄재 전쟁에서나 지금의 살인사건에서나 뜻하지 않게 범행도구를 제공하는 역할을 떠맡게 된다. ‘나’는 마지막까지 “명확히 해두어야겠습니다. A의 손에 쥐어져 있던 칼은 저의 칼이 아닙니다. 제 손에 오만 원권 지폐가 쥐어지던 순간 그 칼은 A의 칼이 된 겁니다. 이론의 여지없는 분명한 사실이지 않습니까?”라며 항변한다. 그렇지만, 「아담」에서와 드러난 것과 같은 엄격한 윤리의식과 감각에 바탕해 본다면, 그리고 조금만 더 A의 주변 상황에 관심을 기울였다면, ‘얇고 뾰족한, 비교적 긴 칼’을 아무런 걸림 없이 판매하지 않을 수도 있었던 일이다. 이와 같은 공동체에 대한 섬세한 윤리감각은,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에서 강조되는 인간의 본원적인 폭력성을 생각한다면 절대적인 과제일 수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는 어린 시절의 소위 ‘개구리 놀이’가 상세하게 펼쳐진다. 어린 시절 동네의 한 형이 개구리를 잡아오자, 대장 형은 개구리의 입에 폭음탄을 물린다. 폭음탄에 불을 붙여 터뜨리자, 개구리는 서너 바퀴 공중제비를 하다가 떨어진다. 어린아이들의 마음 속에도 생명을 향한 가학적인 폭력성이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다. 개구리를 향한 폭력성은 언제든지 인간을 향한 것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는 점에 문제성이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면 우리에게는 과도할 정도의 공동체를 향한 윤리감각이 요청될 수밖에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착하다는 말 제게 하지 마세요.’가 아니라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라고 대답하기
김강이 제시하는 새로운 가능성은 전혀 상투적이지 않다. 그는 자발적 개인의 담대한 주체선언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작가적 인식을 간명하게 드러내는 작품이 바로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이다.
이 작품의 ‘나’는 유흥주점에 갔다가 세희라는 여성과 인연을 맺게 된다. 세희는 옛날 ‘내’가 돌보던 환자의 딸이었다. ‘나’는 무수한 입원 당시 주치의 중의 한 명이었고, 세희 아버지의 사망선고를 내렸던 의사였다.
세희는 이 사회에 존재하는 ‘을’로서의 모든 성격을 지닌 존재이다. 우선 세희는 계급적, 젠더적 억압을 모두 받고 있다. 그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술집에서 자신을 팔아야 살 수 있는 계급적 약자이며, 오빠 대신 가정 내 부담을 떠안고 살아가는 젠더적 약자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녀는 의료현장에서 한없이 무력한 중환자의 보호자일 수밖에 없다.
세희의 아버지 김완수가 인공호흡기를 단 지 한 달이 지났던 그날, 술에 취한 세희는 병원을 찾아와 “인공호흡기 뽑아달라고, 환자가 그저 죽게, 그냥 가만히 좀 두라고 소리 지르고 난리”를 친다. 세희는 “고치지도 못할 거면서 살리기는 왜 살리는데. 저게 살아 있는 거야?”라거나 “착한 척, 친절한 척하면서. 저게 뭐냐고, 저게 사람이냐고. 우리 아빠 어디에 갖다 놓고, 저런 살덩어리를 두고 우리 아빠 이름을 붙여놓았냐고.”라고 누구나 공감할 법한 말들을 주절댄다.
결국 ‘나’는 매뉴얼에도 없는 문장까지 서약서에 쓰도록 강제한다. “나는 현재의 치료가 중단될 경우, 환자, 즉 나의 아버지인 김완수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판단하며, 이 판단에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매뉴얼에도 없는 이 문장을 불러주며 세희 남매가 “종이를 찢어버리고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주저앉는 것으로 오늘의 일이 마무리”되거나, 그렇지 않다면 마지막 문장이 “결코 잊히지 않는 한마디가 되어 그들의 삶을 괴롭혀야 한다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나’의 의도는 반은 이루어지고, 반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희는 종이를 찢어버리지는 않았지만, 대신 지금까지도 죄책감에 시달리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얄궂은 인연으로 ‘나’와 다시 만난 세희는, ‘나’에게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서 “내가 우리 아빠 죽인 것 아니죠? 그렇죠?”라고 묻는다. ‘나’는 천사 같은 태도로 “그래. 원래 그렇게 하는 거야. 세희가 죽인 것 아니야. 넌 착한 딸이었어.”라며, 꼬박꼬박 존댓말을 하는 세희와는 달리 ‘따뜻한’ 반말로 응대한다. 그러자 “빨간 실핏줄이 가득한 눈”으로 한참 동안 나를 바라보던 세희는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라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호한 반말로 대답한다. 마지막에 ‘내’가 세희에게 건넨 말은, 세희를 온전한 주체 이전의 존재로 묶어두려는 말이자 세희가 아닌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내는 말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맞서 세희는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당당하게 자신이 당당한 주체임을 선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경재 평론가는 해설에서 “김강은 사르트르가 말한 ‘영구혁명의 담당 기관으로서의 소설가’이자 시대의 스승을 자처하는 ‘문사로서의 소설가’라는 문학사적 전통 위에 서 있다. 그의 소설은 늘 공동체의 올바른 존재 양태에 대한 탐색과 그것을 가로막는 힘에 대한 비판정신으로 가득하다. 그리하여 그가 노벨을 벗어나 SF나 알레고리로 훌쩍 뛰어넘는 순간에도 역시나 그의 관심은 이 시대와 공동체를 결단코 벗어나지 않는다. 실로 소설의 본령에 해당하는 이러한 영역은 한동안 한국소설계에서는 상당히 결여되어 있었던 부분이다. 김강은 맹렬한 기세로 이 결여의 영역을 채우며 한국문단의 중심으로 육박해 들어오고 있다. 그렇기에 김강은 무척이나 귀한 작가이며, 그의 작품에 감동이라는 요소까지 예술적으로 녹아든다면 그는 희망의 깃발이 되어 한국문단의 창공에서 오래도록 펄럭일 것이라 믿는다.”고 평한다.

이처럼 문사의 계보를 잇는 김강의 소설집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는 예민한 감각으로 인간의 원형을 탐구하며 동시에 공동체의 올바른 윤리성을 좇는다. 그의 날카로운, 어쩌면 과도한 윤리 의식이 지금 우리 시대에 가장 우선되는 요구는 아닐는지. 김강의 감동이 있는 문학 클리닉에서 잠자고 있던 우리의 빛나는 감수성과 윤리감각을 깨워보길 권한다.

목차

용의자 A의 칼에 대한 참고인 K의 진술서 9
아담 47
민의 순간 81
으르렁을 찾아서 113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 마 141
검은 고양이는 어떻게 되었나 169
그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 195
해설 | 문사(文士)의 전통을 잇는 문학_이경재 221
작가의 말 | 곧, 그 밤이 또 온다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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