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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

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

  • 박운식
  • |
  • 시와에세이
  • |
  • 2024-08-22 출간
  • |
  • 160페이지
  • |
  • 127 X 206mm
  • |
  • ISBN 979119191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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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박운식 농민 시인의 시선집 『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선집은 「시인의 말」에서 밝히고 있듯이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농사(포도)를 짓고 있는 평생 농사꾼으로서 삶의 무게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오늘도 괭이를 둘러메고 밭에 간다
질긴 뿌리의 나무들이 잡풀들이
밭둑을 넘어
슬금슬금 먹어들어 온다
나무뿌리 풀뿌리를 찍어내야지
젊은 놈들은 다 대처로 떠나고
무디어진 괭이로는 어림없구나
그래도 이 밭을 지켜야지
잠시 먼 하늘 바라보는 사이에도
담배를 피우는 사이에도
내 발바닥 밑으로 담배 연기 속으로
철사보다 질긴 뿌리들이 기어들어 온다
치켜든 괭잇날이 부릅뜬 두 눈이
나무뿌리를 힘껏 내리찍지만
서러움만 가득 밭뙈기에 쌓인다
-「농부」 전문

박운식 시인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군 복무 기간을 제외하고 평생 농사꾼으로 살았다. 위 시의 제목처럼 농사짓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 그래서 눈만 뜨면 “괭이를 둘러메고 밭에” 가고 “나무뿌리 풀뿌리를 찍어내”며 땀을 쏟고 “밭을 지켜”온 사람이다. 그러나 농사를 방해하고 억압하고 빼앗아 가는 무리가 있다. 그것들은 농촌을 텅 비게 하고 “서러움만 가득 밭뙈기에 쌓고” 현실 삶을 서글프게 한다.

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
겨울 들판이기 때문이다
들판마다 커다란 발자국
우리들이 잠든 사이 커다란 자루를
들고 가던 검은 그림자
그 검은 그림자의 깜깜한 뱃속엔
무엇이 들었을까
알 수 없어라 어리석은 눈은
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
어리석은 눈 때문이다 감은 눈 때문이다
살찐 바람이 잘도 불더니만
햇살은 잘도 내리더니만
내 가는 팔뚝에 주렁주렁 많이도 매달리는
농비, 학비, 조합 빚, 사채 빚
내 가는 팔뚝이 부러질 것 같구나
텅 빈 들판에 바람아
더 세게 세게 불어 봐라
지금껏 견디어 온 질긴 내 팔뚝은
부러지지 않으리라 부러지지 않으리라
-「겨울 들판」 전문

박운식 시인은 “텅 빈 들판 텅 비게 보이는 것은/겨울 들판이기 때문이다”라고 단정 짓는다. 대부분 농사의 수확은 가을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그 수확은 온갖 빚을 갚고 나면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 그래서 농민의 마음은 황량한 겨울 들판처럼 텅 비게 되는 것인데, 겨울 들판은 농민의 황량한 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시는 1989년 그의 두 번째 시집에 수록된 것으로 보아 대략 35년 전 작품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시가 여전히 설득력 있게 읽히는 것은 아직도 우리 농촌의 현실이 조금도 나아진 게 없다는 증거다.

얘야 여시골 논다랑이 묵히지 마라
니 어미하고 긴긴 해 허기를 참아가며
손바닥에 피가 나도록
괭이질해서 만든 논이다

바람 불고 비가 오고 눈이 오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아픈 세월 논다랑이 집 삼아 살아왔다
서로 붙들고 울기도 많이 했었다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 묵히지 마라
둘째 다랑이 찬물받이 벼는 어떠냐
다섯째 다랑이 중간쯤 큰 돌 박혔다
부디 보습 날 조심하거라

자주자주 논밭에 가보아라
주인의 발소리 듣고 곡식들이 자라느니라

거동조차 못하시어 누워 계셔도
눈 감으면 환하게 떠오르는 아버지의 논
-「아버지의 논-논 5」

도종환 시인은 추천사에서 “삶의 고단함과 아픔과 무거움이 뚝살처럼 박힌” 박운식 시인의 농민시에서 “삶의 진실이 시적 진실이 되는 거짓 없는 목소리를 만난다.”고 하였는데 이제 농촌은 농사지을 사람이 없다. 설령 농사를 짓는다 해도 박운식 시인처럼 팔십 전후의 농부가 대부분이다. 박운식 시인에 의하면 금년 포도 농사도 외국 노동자의 손을 빌려 알 솎기와 봉지 싸기 등의 일을 했단다. 아버지 살아생전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 묵히지 마라”는 간곡한 부탁이 있었는데, “아버지 이제 논농사는 지을 수 없어요” 울먹이는 시인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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