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적인 생각의 고리를 만들어 내는, 비교의 굴레
경품 추첨 이벤트에서 나한테만 ‘꽝’이 나오면 어떤 기분일까? 장난은 같이 쳤는데 나만 혼난다면? 똑같이 찍었는데 친구는 정답이고, 나는 오답이라면?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왜 나는 이렇게 운이 없지? 행운이 나만 피해 가나 봐’라고 느낄지도 모른다. 《뽀글뽀글 행운 삼총사》의 주인공 지운이처럼 말이다.
지운이가 자신에게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짝꿍 ‘다운이’와 스스로를 때문이다. 다운이에게는 언제나 좋은 일만 생기는 것 같은데, 자신은 뭐 하나 제대로 되는 일이 없는 것만 같다. 짬짬이와 랑랑이 역시 마찬가지다.
“운이 없는 탓에 꼬리털도 태워 먹고, 이렇게 끝이 휑해졌지 뭐야. 그 뒤로 점점 더 운이 안 따르는 거 있지?”(p.29)
“맨날 이상한 사람들만 등에 타서는 등껍질에 왕 점이 있다고 약 올리질 않나, 북 치듯이 마구 두드리질 않나, 등 위에서 방방 뛰는 사람까지 있었다니까. 그래서 온몸이 아파. 후유.(p.42-43)
삼총사는 각자의 이유로 행운을 가져다주는 흑진주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실 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행운을 불러 모아 줄 흑진주가 아니다. 남을 부러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언제나 내 주변에 있는 행운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관점의 변화다.
■ 동전의 양면 같은 불운과 행운
세상 모든 일에는 ‘음(陰)과 양(陽)’이 있다. 없다. ‘행운’과 ‘불운’도 마찬가지다. 수백억 복권에 당첨된 사람의 불행한 말로는 이미 여러 번 언론에 다루어졌다. 그렇다고 행운과 불운의 구분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상황과는 크게 관계가 없다. 똑같은 상황 앞에서 누군가는 그것을 불운으로 인식하지만, 또 다른 사람은 행운으로 인식하니까 말이다. 똑같이 물이 반 정도 차 있는 컵을 봤다고 하자. 부정적인 사람은 ‘물이 반밖에 없잖아?’라고 투덜댈 테지만, 긍정적인 사람은 ‘물이 반이나 남아 있네?’라고 생각할 것이다. 마치 다운이처럼 말이다.
지운이와 부닥쳐 넘어지고, 들고 있던 게임기의 액정까지 깨진 상황에서도 다운이는 “역시 난 운이 좋아!”라고 웃어 보인다. 이 같은 다운이의 반응은 지운이에게도 새로운 깨달음을 준다.
다운이처럼 생각해 보니 내 옆에도 소소한 행운들이 꽤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일단 다운이가 안 다친 게 다행이었어. 내 탓이라며 게임기 물어내라고 하지 않는 것도 다행이었고. 용궁 감옥에 갇혀 평생 엄마 아빠를 못 볼 뻔했는데 금방 다시 만날 수 있는 것도 다행이었어.
“그러게. 우리 둘 다 운이 좋네.”(p.84)
상황이 똑같아도 관점을 달리하면 좋은 점이 보인다. 지운은 활기차게 집으로 돌아가며 ‘나에게 앞으로 또 어떤 행운이 찾아올까’ 설렌다. 앞으로 지운이는 자신에게 운이 없다며 억울해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주위에는 소소한 행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힘든 일이 지나가면 좋은 일이 찾아올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되었을 테니 말이다. 독자들은 이런 지운이를 보며 나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은 우리의 삶 자체를 바꾼다는 사실을 여실히 배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