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후기
더욱 더 사랑하겠다는 차분하면서도 강한 외침
권선복(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여명 이한길 시인의 정서는 ‘순수함’입니다. 그의 시는 특별한 사상을 기치(旗幟)로 내걸지도 않고, 교조(敎條)적으로 타인을 가르치려고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다양한 정서를 꾸밈과 지어냄 없이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모습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의 시는 구체적인 기쁨과 슬픔, 행복과 고통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항상 깊은 감정이 흘러넘치고 있으며, 그 감정의 근원에는 ‘사랑’과 ‘고독’이 있다는 것이 시를 읽으면 읽을수록 느껴집니다.
이한길 시인은 2023년 6월 첫 시집 『바람이 바람에게』를 출간하여 단아하면서도 과장되지 않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시어의 사용, 인생과 자연에 대한 깊은 성찰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같은 해 11월에는 제2집 『나는 부자이옵니다』를 출간하면서 사랑의 본질을 탐구하고, 진정한 사랑이란 어떠한 뜨거움과 방향성을 가져야만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게 한 해에 두 권의 시집을 내놓는 열정으로도 모자라 약 8개월이 지난 지금 제3집 『바람과 그리움』을 발간하는 시인의 열정에 큰 감탄을 느낍니다.
시인의 이번 제3집 『바람과 그리움』은 시인이 끊임없이 천착해 온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한 탐구를 더더욱 절실하고 깊이 있는 언어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단순히 철학적이나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사랑도, 자신의 글을 치장하기 위해서 입에 담는 사랑도 아닌, 태어난 이상 필연적으로 고독할 수밖에 없는 한 인간으로서 처절할 정도로 절실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외치는 사랑에 대한 갈망과 더욱 사랑하겠다는 다짐이 시구 하나하나마다 담겨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하면서도 확실한 공감의 파문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때로는 내면에서 샘솟는 시어들을 그대로 퍼올려서 쫙 펼쳐 놓은 듯한 순수함을, 때로는 속세의 모든 것에서 벗어난 듯한 고고함을, 때로는 사람에 대한 뜨거운 사랑을 이야기하는 이한길 시인의 시는 거대한 피로사회, 갈등사회 속에서 정신이 메마르고 오염되어 가는 우리들에게 가슴속 한 줄기 빛을 선사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