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은, 대승불교 태동기에 초기 불교의 성문(부처의 가르침에 따라 스스로 아라한이 되기를 이상으로 하는 자)과 연각(부처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깨달음에 이르는 자)을 소승이라고 매도하며 성불에는 이를 수 없는 존재로 멸시하던 입장에서 벗어나 각각의 입장을 성불을 위한 방편이라고 하며, 그들도 궁극적으로는 대승불교의 보살과 마찬가지로 성불에 이르게 된다고 하는 일승묘법의 사상을 펼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경전의 서두에서는 자기의 입장만을 고수하는 독선적 태도를 배척한다. 또한 "여래사"라고 하여, 부처에 의해 세상에 파견되어 현실의 한가운데에서 진리를 구현하며 온갖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청정한 불국토를 이루기 위해 힘쓰는 보살의 전형이 제시되고 있는 점도 이 경전의 중요한 특색이다.〈법화경〉은 대부분 운문으로 되어 있으며, 28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많은 공덕을 가져다준다고 하는 주문과 진언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다. 3세기에 최초로 한역되었고, 한국·중국·일본에서 널리 읽혀왔다. 특히 자비를 특색으로 하는 위대한 보살인 관세음보살의 영광과 특별한 능력들을 묘사하고 있는 제25장은 〈관음경〉이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중시되어왔다
머리말 /
한 분의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시면 많은 이들이 깨달음을 얻고,
한 권의 참다운 불서를 많은 이들에게 전하면 온 세상이 불국토를 이룰 것입니다.
부처님법을 전해야겠다는 원력 하나로 산중에서의 안녕(安寧)을 뒤로 하고 도심으로 내려온 후 상가건물 2층에 포교원을 개원하여 천일기도와 법화경 강의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전에도 강의와 사경은 주기적으로 꾸준히 해왔지만, 지금도 진행중인 법화경 독송은 바라밀선원의 불사가 그 계기였습니다.
첫 법화경 독송은 소중한 인연인 28명의 법화행자들과 280일 동안 진행하였는데, 이제는 280명의 법화행자들이 천일기도 회향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한겨울의 매화가 혹한의 고통을 거쳐 맑은 향기를 내뿜듯 법화행자들과 함께한 천일기도는 지극한 간절함이 이뤄낸 성취일 것입니다.
이번 법화경 번역서를 발간하게 된 인연은 그동안 여러 종류의 번역서를 대조하며 강의를 하던 중 구마라즙 한역본을 중심으로 하되 최대한 원문에 가까운 번역서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법화경 독송을 시작하면서 기존 번역서들이 원문과 조금씩 다름을 알게 되었고 이참에 제대로 번역해 보고자 하는 뜻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기존의 법화경 번역서들을 대조하며 비교 분석해 보니 가감(加減)하여 의역한 부분이 많이 있음을 찾아내었고, 이에 최대한 원문 한 자 한 자의 뜻만을 실어내도록 번역한 〈바른 독송 우리말 법화경〉을 펴내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무상하다 하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내일이 없고, 시대가 어렵다 하지만 원력의 뜻을 품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금생에 법화경 만난 인연을 이생에 가장 큰 행운이라 여기시어 전륜성왕의 계주(繫珠)를 받아지니듯 수(守) · 지(持) · 독송(讀誦) · 해설(解說) · 서사(書寫)하는 참된 법화행자로서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이번 책이 나오기까지 함께 해주신 수현심 보살과 법화경 연구회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이 인연공덕으로 모든 이들이 부처님의 혜명을 잇고 세세생생 보살도를 닦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나무관세음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