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세에는 필독맹자
삶을 헤쳐 가는 데 필요한 밀도 있는 지혜를 한 권에 담다!
“현실 문제를 도외시하는 학문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
문자적 폐쇄성의 극복과 의미적 확장성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것이 우리 시대의 텍스트로 『맹자』를 "다시 읽는 방식"이다.”
-해제 중에서-
『맹자』는 주로 문답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12편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이럴 때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혹은 "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이 현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기초가 되는 것들, 자기 수양과 경제사상 민본의 정치사상, 윤리도덕과 교육에 대한 이야기까지 밀도 높은 지혜가 가득하다.
맹자는 결국 성선性善의 인성론을 통하여 인간 본연의 가치를 찾고자 하였다. 「진심 상」 편에서는 "인仁은 사는 집이고 의義는 가는 길"이라고 설파했으며, 「이루 상」과 「이루 하」에서도 인仁은 사람이 거주할 편안한 집安宅이고 의義는 사람이 가야 할 바른길正路"임을 설명한다.
맹자의 사상에서 인仁만큼 중요한 것이 의義의 개념이다. 맹자의 의는 올바름을 뜻하는 정의正義와는 다른 개념으로, 오히려 "합당한 도리" 인 사회적 공의公義에 가까운 개념이다. 이상과 현실이 어우러진 정치사상을 담고 있지만, 사상 한켠으로는 현실적인 시대상은 결코 놓지 않았던 것이다. 옮긴이인 박소동 교수 역시 “현실 문제를 도외시하는 학문은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이 우리 시대의 텍스트로 『맹자』를 "다시 읽는 방식"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개와 돼지가 사람이 먹을 식량을 먹는데도 단속할 줄 모르며, 길에 굶어 죽은 시신이 있어도 창고를 열어 구원할 줄 모르고, 사람들이 굶어 죽어도 "내가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흉년 때문이다."라고 한다면, 이것은 사람을 찔러 죽이고서 "내가 죽인 것이 아니다. 칼이 죽인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맹자가 활동할 무렵은 역사상 가장 어지러운 시대로 꼽히는 백가쟁명 시대, 혹은 전국시대라 불리던 시기다. 온갖 학설이 난무하고 새로운 군주들이 나타나 자신의 세력을 펼치던 때다. 당시 맹자의 인도주의仁道主義에 입각한 정치사상은 공자의 사상에게 그랬듯 세상 물정을 모른다는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 패도의 흐름이 도저한 세상, 무도한 난세에서 백성은 패도를 위한 도구일 뿐, 맹자의 왕도정치론은 이상적 정치론으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2천 년이 넘게 지난 지금, 전국시대의 어떤 사상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남아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은 맹자의 사상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이야기하고 있으며, 또 한편 놀랍도록 진취적인 논리를 담고 있기도 하다.
그 혼란스러운 때에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지성이었던 맹자를 생각하면 『맹자』는 지금과 같은 패권주의와 권위주의에 위협받고 있는 난세에 더욱 새겨들어야 할 책일지도 모른다. 박소동 명예교수의 친절하고 상세한 번역으로 맹자라는 시대의 사상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