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피티 아트(Graffiti Art)’,
거리의 낙서에서 공공미술과 공공예술의 대안이 되다
20세기에 등장한 그라피티는 처음에는 사회 문제로 취급받다가, 지금은 ‘그라피티 아트’라는 시각 문화 예술로 발전했다. 그라피티 아트를 이용한 공공장소의 공공예술은 새로운 문화적 트렌드로 확장되었으며 대중문화의 중요한 상품으로까지 발전했다. 나아가 그라피티는 현재 사회 제도권 미술관의 가장 뜨거운 주목의 대상이기도 하다.
21세기의 그라피티 아트는 많은 도시의 환경을 개선하고 관광 콘텐츠로 주목받기 시작한다. 1960년대의 사회적 골칫거리가 도시의 효자로 변모한 것이다. 그라피티 아트를 위한 국제 공공예술 프로젝트와 작품들은 미술관 주도의 공공미술과는 다른 방식과 형태를 보인다. 인터넷과 SNS를 기반으로 형성된 작가 그룹과 도시 혹은 지역 주민 자치에 의한 프로젝트 주최, 한정된 공간이 아닌 공공의 거리, 미술 경향 속에 예술 담론이 아닌 너와 나의 이야기가 주제가 된 작품들은 20세기 미술관이 보급한 공공미술이 아닌, 지금 현재의 공공예술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 책은 그렇듯 예술 장르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문화이자 세계적 미술운동으로 진화하며 도시예술, 거리예술, 공공예술 등 현대미술의 다양한 프로젝트와 함께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그라피티의 현재를 살펴보고 특히 한국에서 최근 10년 동안 진행된 대표적인 그라피티 아트 프로젝트들의 내막을 소개하며 그라피티 아트를 중심으로 우리의 공공미술과 공공예술의 현재에 질문을 던진다.
1장에서는 ‘그라피티’가 ‘그라피티 아트’로 변화한 시점과 인식의 변화 그리고 관람자에서 협력자로 변화된 대중들의 입장을 기술한다. 2장에서는 공공미술, 공공예술에 등장하는 공공이라는 개념을 비교하고 그라피티 아트가 갖는 공공적 전략과 형태의 다양한 사례들을 소개한다. 마지막 3장에서는 그라피티 아트의 미래에 대한 가능성과 평가를 기술했다. 이 책은 먼 나라의 이질적 문화로서의 그라피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곁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재적 그라피티 아트의 모습을 더욱 선명하게 목격하고 더 잘 즐길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준다. 이제 한국에서도 그라피티 아트가 어떻게 공적 영역과 만나고 있는지, 제도권의 현대미술에는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의 그라피티 아트는 지금 어디쯤 왔는지 살펴볼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