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오세요! 여기는 작은 새들이 재잘재잘 손님들을 맞이하는 백화점이에요.
밀짚모자를 잃어버려 울상이 된 마이 앞에 나타난 비둘기는 자신의 등에 올라타 보라고 한다. 그러자 마이의 몸이 슈우욱 작아지고, 그때부터 환상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커다란 나무 위에 떡하니 있는 백화점. 이곳에서 층마다 물건을 사고파는 작은 새들의 일상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마이는 모자를 찾으러 이곳저곳 다양한 가게를 오가며 색다른 경험을 한다.
가게마다 등장하는 새들은 모두 실제의 생김새, 좋아하는 음식 등 특징이 드러나도록 알맞은 층에서 마이와 비둘기를 만난다. 가령, 예쁘게 층의 휘파람새 점원은 새 손님들에게 화장을 해 주는데, 뺨에 검은 무늬가 있는 참새에게는 볼 터치를, 눈가에 흰 테두리가 있는 동박새에겐 아이섀도를 그려 주며 새의 생김새를 표현한다. 뿐만 아니라 나무 열매와 과일 등 단것을 좋아하는 직박구리는 레스토랑 점원이 되어 달달한 디저트를 마이에게 준다.
이처럼 이야기 속에서 알 수 있는 새들의 정보는 책의 앞, 뒤 면지에 다시금 정리되어 있어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어렵고 복잡한 도감이 아니라 쉬운 이야기와 함께 새의 특징을 익힐 수 있는 논픽션 그림책이다.
■ 다정다감한 이야기와 싱그럽고 부드러운 수채화 일러스트가 돋보이는 그림책
작은 새들의 백화점에는 없는 게 없다. 화장과 미용을 맡은 예쁘게 층과 넥타이, 모자 등 잡화를 파는 멋지게 층뿐 아니라 가구점, 책방, 레스토랑이 모두 모여 있다. 1층부터 옥상까지 마이는 백화점 곳곳을 구경하며, 잃어버린 밀짚모자를 찾아 나선다. 이때 곳곳에 다양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가령, 올빼미의 책방에 놓인 책 대부분은 새와 관련되어 있다든지, 물건을 살 때는 돈 대신 새가 좋아하는 씨앗을 주고받는다든지 하는 설정들이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새들의 특징 또한 모두 세밀하면서도 사랑스럽게 표현되어 새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무서워하거나 처음 보는 아이들도 어려움 없이 이야기를 즐길 수 있다. 봄, 여름의 싱그러운 이미지와 자연의 모습들, 다정한 비둘기와 마이의 모습이 수채화 물감으로 그려진 아기자기한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