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글자 크기’와 ‘줄 간격’을 일반 단행본보다 ‘120%~150%’ 확대한 책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거나 글자가 작아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읽다 접어둔 책장 틈에 빛이 들 때
팍팍한 일상의 틈에도 빛이 든다
일상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문제를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살아갈 수 있을지 사람들은 종교의 가르침을 따르거나 부모 혹은 인생 선배의 말들에 귀 기울여도 본다. 소위 고전이라 불리는 훌륭한 작가가 쓴 책들을 뒤적여도 본다. 아마 거인의 어깨 위에서 그들의 혜안을 빌리고 싶어서일 거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인문학적 교양을 쌓은들 실제 삶의 고민과 연결되어 일상의 태도가 달라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류대성 작가는 인문학 개념이 지식이나 교양이 아니라 실제 삶의 고민을 풀어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책을 썼다. 작가 자신이 책장의 모서리를 접어 마음에 담아둔 문장이 인생이라는 실전에 쓰일 수 있는 무기가 되도록 했다. 모든 독서가 세상살이를 위한 공부라 주장하는 작가는 책에 나온 스물일곱 개의 문학과 사회, 철학과 과학, 문화와 예술 사이의 개념들을 우리 삶에 맞닿은 고민에 연결지어 지식이나 교양에만 머물지 않도록 했다.
삶의 지평 위에서 필요한 낱말들
선택 / 속도 / 공존 / 시선 / 시간 / 성장
인생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키워드를 찾는다면 무엇일까. 작가가 늘 흔들리고 망설이는 현실을 지탱하게 만들어 줄 낱말로 선택한 것은 여섯 가지다.
선택_ 초보 운전자 시절, 차선을 바꾸다가 옆으로 스치듯 지나가는 자동차의 경적 소리에 깜짝 놀라 갑자기 핸들을 꺾는다. 도로 제자리. 다시 차선 변경 기회를 엿보지만 여의치 않다. 어느 타이밍에 자연스레 끼어들어야 할지, 차선 변경을 시도할지 도무지 모르겠다. 선택의 순간마다 부딪치는 고민, 지금 바꿔야 할까 아니면 조금 더 직진해야 하나.
속도_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대표작 〈걷는 사람〉은 인생에는 의미도 목적도 없는 것이 아니냐고 묻는 듯하다. 종착역도 모르고 이정표도 없이 불안해하며 모두 걷는다. 자기만의 속도와 스타일을 추구하며 때로는 자기만의 페이스대로, 때로는 주변 사람들의 속도에 맞춰 걸을 수 있어야 행복하다.
공존_ 조직이나 단체, 사람 사이에도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경계’가 있어야 한다. 높은 담을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다. 각자의 입장을 공감하고 서로에게 힘을 줄 수 있는 경계와 경계의 사이를 ‘관계적인 경계’로 만들자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맺는 나의 관계, ‘타인과의 거리’가 바로 지금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시선_ 자기 생각, 판단, 선택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함은 타인의 말과 행동을 헤아리게 만들어 배려하고 환대하는 사회로 만든다. 소수자에 대한 배려, 이방인을 향한 환대는 궁극적으로 내 삶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되고 행복한 방향으로 시선을 바꾸어 놓는다.
시간_ 시속 1,600킬로미터, 초속 460미터가 넘는 지구의 자전 속도는 현기증이 날 정도지만 정작 우리는 지구에서 별 불편 없이 살아간다. 관성의 법칙이 적용된 항속 운동을 하는 지구에서 사람들은 당장 죽을 것처럼 작은 일에도 집착하고, 영원히 살 것처럼 이기적 욕망에 충실하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고 흐르는 시간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흔들린다.
성장_ 성장한다는 건 양손에 쥔 무언가를 내려놓고 또 다른 무언가를 움켜잡는 과정이다.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세계의 벽을 깨고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질서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며 때때로 길을 잃고 흔들리더라도 우리에게는 자기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려는 청년 정신이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을 통해 작가가 책에서 길어올린 문장과 삶의 키워드를 레고 블록을 쌓아 하나의 조각을 완성하듯이 현재의 나를 돌아보며 자신을 북돋우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앎이 삶이 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책 속에서 삶의 길을 찾고 태도와 방향을 점검하는 우리는 망설이며 매일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우리는 불안을 희망으로 바꾸는 지혜가 있다
하늘을 바라보며 하루를 성찰해도 자신의 자유로운 의지와 선택에 항상 불안을 느낀다. 우리는 현재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루’야말로 인생의 축소판과 다름없으니, 인생을 충실하게 살려면 하루를 단단하게 여며야 한다고 작가는 전한다. 그래야 우리의 어깨 위에 내일이라는 희망이 머물 것이다.
“우리에게는 과거가 없고 오직 기억만 있으며, 미래는 없고 다만 기대가 있을 따름이다. 존재하는 시간은 현재, 이 순간뿐이다. 우리가 사랑하고 미워하고 존경하고 질투하고 선택하고 거부하는 모든 것은 이 현재의 지평 위에서 이루어지는 일들이다.”
오랫동안 국어교사로 일해왔고 책을 사랑하는 다독가로 책과 관련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는 우리 사는 세상이 어떤 곳인지 탐구하고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며 삶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그는 이 책에서 익숙하지만 의미는 낯선 개념, 사회 안팎에 떠도는 용어, 여러 인문학 지식을 엮어 독자의 인문학적 도움닫기를 돕는다. 책에서 얻은 지식과 교양이 일상에서 펼쳐지기를, 거리가 좁혀지는 데 이 책이 마중물이 되기를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