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 소개
리더스원의 큰글자도서는 글자가 작아 독서에 어려움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편안한 독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글자 크기’와 ‘줄 간격’을 일반 단행본보다 ‘120%~150%’ 확대한 책입니다.
시력이 좋지 않거나 글자가 작아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날의 상실, 불안, 고통은 작별하고
내일의 평안, 낙관, 연대를 희망하는
오늘의 모든 반가운 ‘안녕’을 위하여
갑작스레 들이닥친 팬데믹은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일상을 바꾸어놓고 우리에게 일상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공포와 불안, 상실, 죽음 등은 그 주체가 언제든 내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상의 의미에 대해 고민할 틈도 없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왔다. 이런 상황이 두렵기도 때로는 분노하기도 했을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위기에 우리는 위로가 필요하고 불안을 잠재우는 일도 필요했다. 하지만 정작 바뀌어버린 우리 삶에 대해서는 깊은 성찰을 해왔을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제되긴 했지만 타인에게는 무심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다함께 살아가기 위한 공존을 위한 고민은 없었는지 말이다.
이승연 작가는 이 책 《안녕을 위하여》에서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에게 무시로 찾아오는 감정을 영화를 통해 이해를 넓혀가고자 했다. 영화야말로 다양한 감정과 사람과 세상에 대해 알아보기 좋은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작가가 영화는 특별한 인문학이라고 주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책은 영화와 주제를 같이하는 책을 접목하여 그 이해를 돕는다. 우리가 닥친 상황을 영화에서 찾아 총 스무 개의 키워드로 분류해 그 이해를 돕는 책을 함께 소개하는데, 영화와 책 이야기를 통해 팬데믹이 우리 사회에 남기고 바꿔놓은 것,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바꾸어 가야 할 것에 관해 깊이 사유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나와 낯선 이를 이어주는 나침반이 되어줄 영화와 책
우리에게 모이는 것이 가난한 시선이 아니라 마음이기를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있다.
1부는 절대 익숙해지지 않은 단어들인 ‘불안’ ‘혐오’ ‘분노’ ‘상실’ ‘이별’ ‘죽음’의 주제로 시작한다. 우리에게 삶과 죽음은 어떤 것일까. 남겨진 이들은 고통스런 기억으로 살아남아야만 하는 것일까. 작가는 상실과 절망에 빠진 우리에게 이별을 위로한다.
2부와 3부는 일상이 무너지면서 다가오는 문제들을 고민해본다. 개인, 가정, 사회, 더 나아가 전 세계 모두가 일상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또 그것은 분노도 같이 왔다. 혐오와 배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탈진실의 시대, 다원화된 사회, 변화한 시대에 맞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본다.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하지 않고 공감하며 연대하기 위해서는 낯선 이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신뢰부터 환대를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영화와 책을 통해 이야기 나누고 있다.
4부에서는 무너진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고 말한다. 불완전한 우리가 모였을 때 완전해지길 바라며 전 세계를 떠도는 바이러스의 완벽한 백신은 오직 사랑이라고 말하면서 마무리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생존 유대인이었던 《살아남은 자의 아픔》의 작가 프리모 레비와 영화 〈프란츠〉의 주인공 안나를 만나 진정한 공포는 살아남은 이후의 생존이라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러브레터〉의 히로코와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의 작가 줄리언 반스처럼 함께했던 기억을 ‘여기, 지금’으로 소환하는 ‘초시간적 경험’ 공유를 통해 상실의 감정을 살아갈 용기로 치환할 수 있다. 때로는 〈오베라는 남자〉의 오베처럼 낯선 이들을 만남으로써 삶을 지속할 기회를 잡을지도.
영화 〈소공녀〉의 미소와 《노랑의 미로》의 동자동 주민들처럼 주변에 소외된 이는 없는지 살펴보고 보듬어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안해요 리키〉에서 다친 리키에게 지점장이 처음으로 말하는 것이 손해금액이 아닌 걱정하는 마음이었으면 한다.
일상 중 시시때때로 찾아오던 부정적 감정은 영화 〈일일시호일〉과 《안도현의 발견》을 보며 기억되지 않는 작고 나직한 것을 자세히 살펴보면서 기다릴 줄 알아야 진정한 삶을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는 나와 너의 상대적 위치를 잡아가는 것이었음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푸세를 통해, 《여행의 이유》의 김영하가 여행 중 만났던 낯선 사람들에게 받았던 환대의 의미를 통해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팬데믹이 바뀌어놓은 우리의 삶, 이 책에서 소개하는 영화와 책 이야기를 통해 독자 각자의 다양한 시선이 모이면 바랄 것이 없겠다. 작가가 말했듯이 서로의 다름을 알고 나면 더 깊은 공부가 되는 것일 테니 말이다. 이 책을 옆에 두고 미소, 사색, 성찰, 깊은 사유를 향한 여행을 떠나길 바란다. 물리적 여행 아니라 해도 나의 안녕, 너의 안녕, 우리의 안녕을 위하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라면 모두가 준비된 여행자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