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랑 들이랑 살래 그대 착한 아내 되어
속절없이 보낸 세월 등짐 부려 내려놓고
흐르는 시냇물에 욕심도 헹궈내고
눈부신 햇살 사랑으로 내리는 날
옥양목 빛바래듯 넌출넌출 널어말려
닳고 찢긴 상처는 누덕누덕 기워 입고
들풀처럼 살아갈래 그대 착한 아내 되어

바다랑 하늘이랑 살래 그대 착한 아내 되어
굽이굽이 지나온 길처럼 남겨놓고
흐르는 바람 따라 미움도 헹궈내고
화안한 달빛 사랑으로 내리는 날
갈기갈기 찢긴 상처 꽃물처럼 풀어놓고
아련한 풀벌레 소리 세레나데로 엮어서
찔레꽃 향기로 남을래 그대 착한 아내 되어

삶, 그 확실한 미래에 와닿은 저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한뜸한뜸 지어져 만든 고백이다.
살면서 얻은 과정의 회한이 없을 리 없겠지만, 그날은 절박했을지언정 지금은 덤덤하게 감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