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범음집>은 임란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1652년에 지선 스님이 범음이 사라져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편집한 의문으로, 한국불교 의범 가운데 주석을 가한 최초의 자료이다. 영산, 결수, 중례, 예수, 지반문의 다섯 종의 범음 소리의 대본을 정리하면서 주석을 하고 절차를 정리하여 한국불교 전통 의례 체계를 정리한 지 오래되면서 영산과 수륙재의 진행 절차가 그 의미를 살리지 못한 채 전승되고 있다.
<오종범음집>이 간행된 지 370년이 흐르는 동안 의례 절차에 변화가 적지 않게 일어났다. 같은 의례 속에서 행해진 의례가 서로 다른 의례로 이해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단순히 <오종범음집>을 번역한 데 머물지 않고 실제 의례 현장에서 실행되는 의례에 대해 의례를 교감하며 번역하고 해석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종의 영산은 오늘날 영산재의 대본이고, 결수, 중례, 지반문은 수륙재의 대본이며, 예수는 예수재의 대본이다. 오종의 의례 대본은 “천지명양수륙재의”(약칭 수륙재로 이해)라는 의례 속에서 행해지는 의례 대본으로, 영산작법 이후 당해 의례 상황에 따라 수륙재는 그 대본인 결수, 중례, 지반문 가운데 대본이 선택되었다.
본서는 전통의 오종 의례의 의문을 확정해서 번역 해석하였고, 부록으로 현재의 관음시식과 전시식 대본을 덧붙였다. <오종범음집>을 역해하여 출판한 연유는 간단하다. 불교의 의례를 바르게 실행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은 출가 사문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바르게 불교의 의례를 실천해 스스로 수행과 교화의 힘을 길러서 자신의 득도는 물론 타자의 득도를 돕는 것이다. 의례를 바로 실행함으로써 십법계의 성인께 바르게 공양 올릴 수 있고, 또 육도의 여섯 범부에게 공양을 베풀어주어 그들의 해탈 열반을 돕는 것이다.
譯解 동주 원명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3호 경제소리 보유자, 서울 가양동 홍원사 회주, 조계종 초대 어장.
정오 혜천 서울시무형문화재 제43호 경제소리 이수자, 조계종 어산 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