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님, 저는 어디로 가는 건가요?”
곤충만큼 작아진 윤오는 다시 인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매미 이장이 민원을 받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곤충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다. 날개가 찢긴 잠자리, 다리가 한 짝 떨어진 사마귀, 배추흰나비가 되지 못한 애벌레까지 아이들의 장난으로 고통 받았던 곤충들이 나와 이야기한다. 하지만 윤오는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았다며, 자신만의 잘못이 아니라 발뺌한다. 그 말에 곤충들은 더더욱 화를 내고 매미 이장은 윤오를 데리고 곤충 병원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윤오는 곤충도 ‘충격’을 받는다는 사실에 또 한 번 충격을 받는다.
인간 세상에서 곤충들을 잡으며 신나했던 윤오는 곤충 마을에서 만난 곤충들의 이상한 행동을 보며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엉덩이가 불에 덴 것처럼 아팠던 경험이 떠오르자, 돋보기로 불을 모아 개미를 괴롭혔던 일이 문득 생각난다. 곤충을 장난감으로 여기며 놀았던 많은 기억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간다. 뒷일은 생각하지 못하고 했던 행동으로 괴로워하는 곤충들을 보며 윤오는 얼마나 아팠을지 되돌아본다. 또한 자신을 걱정해 주는 매미 이장과 사마귀의 마음씨에 더욱 미안함을 갖게 된다.
“민원은 제가 처리할게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며
“인간들이 재미로 우리를 잡아다 가두고, 그것도 모자라서 우리를 없애야 한다면서 약을 뿌려 대고. 게다가 우리가 먹이를 구할 곳도, 살 곳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많은 곤충들이 인간에게 복수해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무슨 수로 그러겠니?”
매미 이장의 말을 듣던 윤오는 ‘정말 곤충들이 복수하는 세상이 올까?’ 잠시 생각해 본다. 그리고 곤충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갚기 위해서라도 소봉리로 돌아가면 꼭 변하기로 다짐한다. 곤충을 장난감으로 여겼던 윤오는 곤충 마을에서 곤충들의 민원을 들으며 인간의 즐거움이 곤충들에게는 괴롭힘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윤오처럼 자연에서의 채집뿐 아니라 실내 동물원, 곤충 카페 등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하는 동물과 곤충들이 사람들의 체험과 구경을 위해 실내에 갇혀 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들은 그곳에서 생태를 배우기도 하지만 힘없는 생명들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에 빠질 수가 있다.『곤충 마을로 간 윤오』는 ‘나만 아니면 괜찮아’,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했던 우리들에게 상대의 상황과 마음을 이해해 보는 역지사지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살아 있는 모든 것이 소중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한여름 나무에 매달려 생존을 위해 울어 대는 매미와 파란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가는 잠자리, 묵묵히 땅 위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곤충들에게 윤오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본다.
- 줄거리 -
소봉리 곤충 채집 대장 윤오와 친구들은 오늘도 곤충 잡기 놀이를 한다. 개미를 잡아서 구덩이에 빠뜨리고, 잠자리를 채집통에 가두고 논다. 함께 놀던 친구들이 모두 학원에 가고, 혼자 남아 무지개색 잠자리를 쫓던 윤오는 갑자기 곤충 마을로 빨려 들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