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와 약자에 관심이 많은 전진성 교수는 인권을 쓸모 있게 만들고 인권에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는 인권의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권이 없지만, 우리와 함께 존재하는 이웃의 인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고민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권연대 오창익 사무국장은 인류의 역사 자체가 인권의 역사일 수 있고, 측은지심이 인권의 기본이라고 말한다. 나 자신은 물론, 우리 이웃들이 겪는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인권이 쓸모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권이 쓸모 있게 되려면, 인권이 필요한 사람들이 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군사안보 전문가 김종대 교수는 민주주의를 실질화시켜 평화를 지키자고 말한다.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할 게 아니라,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를 관리 가능한 영역으로 바꾸고 인권과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연대와 협력이 평화라는 성취로 이어질 거로 전망하며, 평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치학자 김비환 교수는 인권 사상의 변모와 발전을 살펴본다. 인권은 단순한 지적 관심의 대상에서 멈추지 않고, 실존적 요구여야 한다면서 인권이 실질화되기 위해서는 정서적 공감 능력을 활용하는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권의 확립이 억압받은 민중들의 분노와 투쟁의 산물이었던 것처럼 인권을 느끼게 하는 감정이 우리를 연대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술가로서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었던 박홍규 교수는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설명해준다. 대통령부터 자유를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언론의 자유조차 뒷걸음질 치는 현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알려준다. 시장 자유주의 수준의 자유 인식을 벗어나, 최소한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에서 말했던 19세기 수준의 자유라도 제대로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국에서는 19세기식 자유도 아직 뿌리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천적 법학자인 이재승 교수는 로베르토 웅거의 저작에 드러난 인권 사상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인간이란 존재는 단 한 번밖에 살지 못하지만, 구조를 초월하는 존재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우리가 인간답게 살려면 각자 가진 잠재 능력을 실현하는 한편 우리를 억압하는 구조도 함께 바꿔나가야 한다고 지적하다.
이 책은 1999년 창립되어 인권 운동을 활발히 벌여나가고 있는 ‘인권연대’가 2023년 8월 [기초부터 심화까지 제대로 공부하는 ‘인권’]이란 이름으로 진행한 강좌의 주요 강의 내용과 질의응답을 엮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인권에 대한 주요 개념과 사상, 역사를 배우고 우리 사회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