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가 되었는데 왜 공부가 재미없을까?
오빠보다 훨씬 똑똑한 수학 천재! 요상한 도깨비집에서 승희가 외친 소원이다. 그리고 승희의 소원은 거짓말처럼 이루어진다. 온갖 매스컴의 1면을 장식하고, 영재 학교에 입학하고, 7대 난제인 수학 문제를 푼 승희. 그런데 승희는 이상하게도 공부가 재미없다. 도대체 왜일까? 그 이유를 묻는 승희에게 도깨비는 무심히 대답한다. “네가 수학 천재가 되게 해 달라고 했지, 공부가 재미있게 해 달라고는 안 했잖아.” 그제야 승희는 자기 마음속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잘하지는 못해도 하고 싶은 것, 누가 뭐라 하든 좋아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깨닫는다. 그건 분명 도깨비가 가르쳐 주는 대로 앵무새처럼 대답하고, 손이 움직이는 대로 로봇처럼 정답을 쓰는 것과는 달랐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온전히 승희만의 것이었기 때문이다. 승희는 그 소중한 것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는다. 소원을 들어준 대가로 도깨비가 승희 몰래 빼앗아 갔던 것이다. 도깨비는 한번 맺은 계약은 무를 수 없다고 말하는데……. 과연 승희는 잊고 있던 보물을 되찾을 수 있을까?
엄마 아빠의 소원과 내 소원은 달라!
자녀가 잘되길 바라는 건 모든 부모의 한결 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때때로 부모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녀를 자신이 정해 놓은 길로 이끌고자 한다. 바로 승희의 엄마 아빠가 보여 준 모습이다. 승희의 소원이었던 ‘수학 천재’ 또한 엄마 아빠의 기대와 바람에 부응하고자 했던 가짜 소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오빠와 비교하며 자신을 막 대했던 엄마 아빠에게 보여 주기 위한, 서러움이 투영된 소원이었을 뿐이다. 마침내 승희는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엄마 아빠의 소원과 내 소원은 다르다고. 나만의 소원을 되찾을 거라고. 더 나아가 승희는 엄마에게 묻는다. “엄마는 꿈이 뭐였어? 엄마 원래의 꿈.” 승희 덕분에 엄마 또한 외할아버지 때문에 숨겨야만 했던 어린 시절 꿈을 떠올린다. 그제야 둘은 서로에게 진심 어린 미소를 보낸다. 엄마는 엄마의 꿈을, 승희는 승희의 꿈을, 비로소 각자의 마음에 품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