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도 비교하지 말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
솔직하고 당찬 소녀들의 눈부신 비걸 도전기
누가 꿈이 무엇인지 물었을 때 자신 있게 자기 계획을 펼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 뚜렷한 꿈이나 목표가 없어서 대답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 누가 옳고 그르다고 할 순 없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고, 꿈은 얼마든지 바뀌기 마련이니까.
『내일은 비걸』은 꿈과 미래를 고민하는 독자들이라면 깊이 공감하고 용기를 얻게 되는 이야기이다. 초등 배구 선수 ‘바다’는 더 이상 키가 크지 않는 데다 자꾸만 벤치 신세를 지면서 코트 위에 서면 마음이 위축된다. 스파이크가 잘되지 않자 팔뚝에 시퍼런 멍이 들 때까지 천 번이나 반복한 적 있을 정도로 악바리인 바다이지만 연이은 실수로 팀이 경기에 지면서 결국 선수 생활을 접는다.
열정을 쏟았던 배구를 그만둔 뒤, 바다는 딱히 하고 싶은 일이 생기지 않아서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조바심이 일기도 한다. 하지만 억지로 뭔가를 시도하지는 않는다. 유일한 가족인 엄마 역시 바다의 성향과 선택을 존중한다. 거대한 고래가 바닷속을 천천히 헤엄치는 것처럼 느리고 여유롭게, 오롯이 자신의 의지로 가고 싶은 곳과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삶. 바다는 고래의 삶이 어쩌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여긴다. 그런 바다에게 발랄하고 호기심 많은 친구 초록이가 브레이킹 공연을 보러 가자고 권유하고, 바다는 눈앞에서 마주한 비걸, 비보이들의 힘찬 브레이킹에 그간 얼어붙었던 심장이 다시금 두근대는 것을 느낀다. 이어서 이들은 때마침 청소년 문화 센터에서 모집하는 초등부 브레이킹 동아리 ‘내일은 비걸’에 가입하게 된다.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서성이던 바다, 늘 하고 싶은 게 많고 새로운 관심사를 찾아 경험하는 데 망설임 없는 초록이, 브레이킹은 남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보란 듯이 증명해 보이고 싶은 비걸 서원이, 억지로 하는 게 아닌 진심으로 발레를 좋아하기 위해 다른 분야도 경험해 보려는 발레리나 진별이. 이렇게 성격도, 가입 동기도 다른 네 사람이 ‘내일은 비걸’ 멤버가 되어 서로 충돌하고 깨지고 봉합되면서 브레이킹 대회를 준비한다. 그리고 각자의 꿈을 응원하며 우정을 쌓아 간다.
마음을 나누며 기꺼이 버팀목이 되어 주는 존재들
꿈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
『내일은 비걸』에는 마음에 울림을 주고, 기대고 싶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바다의 엄마는 열정 넘치는 줌바 강사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홀로 바다를 키우면서도 구김살 없이 밝고 활기차다. 그런 엄마에게도 과거에는 바다가 예상치 못한 꿈이 있었고, 지금은 차근차근 엄마만의 줌바 학원을 준비하며 새로운 꿈을 실현하는 중이다. 바다는 그런 엄마를 보며 아주 많은 시간이 흘러도 엄마처럼 부푼 꿈 조각 하나쯤은 품고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배구부 에이스 하늘이는 바다와 달리 키가 훌쩍 크고 턱에는 수염이 드문드문 돋아나며 제법 남자다운 태가 나기 시작한 친구다. 하늘이는 바다의 배구 연습을 도와주고 바다가 아프거나 힘들 때면 때론 장난스럽게, 때론 듬직하게 옆을 지켜 준다. 끊임없이 바다의 마음을 두드리며 결국 고백까지 성공하는 과정은 독자들도 함께 마음 설레며 응원하게 만든다.
동아리의 주축인 비걸 서원이는 자신을 혹독하게 몰아붙이고 친구들에게도 동작을 가르칠 때 매우 엄격하다. 청소년 올림픽 브레이킹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목표로, 결국에는 개성과 실력을 갖춘 세계적인 비걸이 되고 싶어 한다. 자신이 브레이킹에 진지한 만큼 동아리원들도 그러길 바라지만 사람의 마음이 다 같지는 않은 게 사실이다. 처음에는 멤버들을 대회에 데리고 나갈 자신도, 믿음도 없었지만 점차 마음을 열어 저마다 장점이 다르고 배움의 속도 역시 다름을 인정한다.
누구나 꿈이 명확하지 않거나 보잘것없이 느껴질 수 있다. 그럴 땐 『내일은 비걸』 속 아이들처럼 다른 사람의 꿈과 비교하지 말고 내 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답은 밖이 아니라, 내 안에 있으니 말이다. 무엇을 할지, 무엇이 될지 선택하는 건 자신의 몫이지만 너무 조급해할 것도 없다. 이 책을 통해 그저 나만의 속도로 삶을 살아가면 된다는 따스한 위로와 응원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