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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느낀다

불을 느낀다

  • 남정국
  • |
  • 엠엔북스
  • |
  • 2024-07-15 출간
  • |
  • 128페이지
  • |
  • 130 X 206 X 10mm / 303g
  • |
  • ISBN 9791198798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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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 시인 남정국

시집 『불을 느낀다』(엠엔북스)가 세상에 나오던 날, 문득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라는 말이 슬며시 다가왔다.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를 아시오?” 프란츠 카프카가 썼다는 이 말을 작가 이상(李箱)이 〈날개〉라는 소설의 첫 문장으로 써서 유명해졌다. 하필이면 왜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란 말이 남정국의 시집과 겹치면서 떠올랐을까? 46년 전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시인에 대한 감성의 발로이긴 할 텐데, 오히려 우리 가슴 속에 응어리로 간직하고 있던 남정국이라는 인물과 시편(詩片)을 비롯한 기록들이 그동안 박제(剝製)가 되어있었다는 안타까움 때문이 아닐까?

『불을 느낀다』는 지난 1978년 11월 4일 경기도 대성리 북한강에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남정국이 남긴 작품을 모은 시집이다. 반세기 전에 금쪽같은 시편들을 이 황량한 지상 위에 던져놓고 불의의 사고로 사라진 남정국. 그때 그의 나이 스무 살이 채 안 된다. 이번 시집에는 선혈 같고 목숨 같은 시 27편(새로 찾은 시 한 편 포함), 그리고 일기, 초고와 메모 등이 실려 있다. 시인이 이 지상에 남겨놓은 것들이다. 그가 남긴 시를 한 편 한 편 넘기며 읽은 감회는 한 마디로 이 황량한 지상의 동네에서‘고통’을 통해 ‘별’에 이른 시인이라는 것이다.

시인의 깊고 깊은 우물 속 고통의 언어와 생각의 편린(片鱗)들은 저마다 밤하늘의 별이 되어 우물 속으로 내려온 듯 신비롭다. 이 같은 시인 특유의 감성과 시어의 울림은 지금 읽어도 전혀 반세기 전의 문학청년이 썼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현대적 정신을 모던의 형식과 내용에 담아 시로 빚어낸 융숭한 깊이를 지니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포스트모던까지 갖춘 생각의 깊이를 발견하고 시인은 반세기 전에 반세기를 앞서서, 반세기 앞을 내다보는 예술가적 시인의 풍취를 지녔다고 짐작된다.

반세기 전인데도 지금인 듯 살아있는 시

46년이라는 거의 반세기 가까운 시간 차에도 불구하고 시집에 담긴 시편들은 지금의 세상과 삶을 다루고 있는 것처럼 리얼하고 생생하다. 펄펄 살아있다는 느낌이 그것이다.

대학 1년, 새봄을 맞은 신록의 계절 5월에 시인은 헐벗고 굶주린 시대의 거울에 비춘 자신의 목마른 영혼을 적나라하게 빈 생의 원고지에 채워나간다. 5월에 쓴 ‘독백체’ 시는 봄날 모든 물상이 새롭게 옷을 갈아입는 날, 시인 자신은 토요일 오후 네 시 희망처럼 피는 꽃과 평화처럼 살랑이는 바람의 안부에도 심심하다고 적는다. 이는 5월의 가뭄, 5월의 목마름을 통찰하며 5월의 위선과 허구와 뜬소문을 직시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어는 일상적이며, 호흡은 정갈하고 차분하다. 그러나 시인은 불편한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걷는 거리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수상하다 암만해도 수상하다’라고 토로한다.
사랑하는 사람 ‘순이’에게 시인은 ‘불새’가 되고 싶었다고 고백하는 시 ‘독백체 7’은‘어떤 코뮤니스트의 깃발보다도 더욱더욱 붉게’ ‘활활 타며 날아가는 새’ ‘불같이 붉은 새’가 되고 싶다고 술회한다. 시인은 불새가 되기 위해 온몸으로 허물어지고, 피 흘리고, 자유롭고 싶은 것이라고 거듭 고백한다. 마지막 유작이 된 ‘독백체 7’은 저 도저한 1960, 1970년대 순수와 참여를 아우른 두 산맥 같은 시인 신동엽과 김수영의 화법이 되살아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집 제목이 된 시 ‘불을 느낀다’는 ‘시’와 ‘불’의 불가분(不可分)의 결기를 느끼게 하는 5행 전문의 짧은 시다. ‘불을 느낀다’는 시인의 생애를 함축적으로 연상시키는 시이면서 시인만의 개성과 철학을 일별하는 시 정신이 올곧게 담겨 있다.
불을 느낀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마침내 가슴으로 쳐들어가는/ 결심하는 자의 망설임/ 그의 광기(狂氣)를 듣는다
그의 시 정신을 목도(目睹)하는 절체절명의 언어다. 20세 전에 쓴 시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이번 시집에는 일부 중고교 시절에 쓴 시편들도 있다. 중2 때 쓴 시로 추정되는 ‘시계(視界, 1973)’도 놀랍거니와 고3 때 쓴 ‘여름ㆍ하오(下午, 1977)’도 수작이다. 1974년부터 1976년까지 쓴 6편의 작품들 중 ‘사랑 타령(1975)’은 매우 주목되는 시로 그의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산문 형식을 취한다. 시인의 내면 호흡이 비교적 잘 유추되는 장점을 지녔다. ‘철들 때부터 나는 무던히도 사랑을 투정해 왔는데’로 시작하는‘사랑 타령’은 다소 관념적인 표현과 구조를 띠고 있으면서도 ~하라, ~하자와 같은 어미 처리를 보면 고교 1년생이 쓴 시라고 하기에는 놀라울 정도로 성숙한 작품이다. 더욱이 ‘잘 익은 호박껍질’ 같은 비유나 ‘설움이 북받쳐 오를 때는’ 표현은 당시 고교생이 쓰는 어투로 보기에는 예사롭지 않다. 마치 1920년대 김소월이나 1930년대 모더니즘 시인 이상의 화법을 연상시키기도 해 흥미롭다.

시 뒤에 이어지는 초고와 메모는 시인의 시상과 시가 되기 이전의 생각들이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어느 문장에서는 시인이 얼마나 시대와 역사를 치열하게 온몸으로 살아내려 노력했는지 엿보인다. 무엇보다도 “모름지기 현대의 문학은 인간의 소외에 대하여 쓰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인간 해방, 인간 회복의 문학을 꿈꾼 청소년 시절 젊은 시인의 육성이 피가 맺히듯 서려 있다.

이번 시집을 통해 2024년 7월 지금 여기에서, 고 남정국 시인의 삶과 시문학을 느끼는 두 가지 감정 속에는 그의 가족이 느끼듯 ‘낯섦’과 또 다른 면인 ‘생생함’이 공존한다. 남정국 시인은 “내가 길 떠날 땐 숟가락, 젓가락, 강아지, 봉선화, 요강, 이불, 마누라, 곡괭이, 모두 모두 남겨놓고 그냥 떠날 겁니다.”라고 했다. 묘한 ‘낯섦’과 귀에 쟁쟁 울리는 ‘생생함’이 담겨 있는 글이다. 시인의 한 생애가 문 뒤로 닫히고, 그의 생애를 관통해 시집이 남았다.

목차

시집을 내면서
깊이 가라앉은 기억을 새삼 불러내며… / 남인복

Ⅰ시
이반 데니소비치의 밤
수양버들
흑선풍 이귀

어떤 풍경
독백체6
독백체7
독백체8
알겠습니까·가겠습니다
봄·밤·가랑비

돌아오라 쏘렌토로에 부친 하나님의 말
답장을 기다리며
수꽃이 암꽃에게
어둠 속에서
불을 느낀다
주점(酒店)·밤
시말서(진정서)
사랑은
여름·하오(下午)
십대(十代)
죽음이 오네요
착란과 이유
따가운 유월(六月)
사랑 타령
나무
시계(視界)

Ⅱ 초고·메모
일기
후기 - 그를 한 권의 시집(詩集)으로 남긴다는 것

Ⅲ 해설
‘고통’을 통해 ‘별’에 이른 시인 / 백학기(시인)

Ⅳ 부기
46년 만의 해후… 뒤늦은 고해성사 / 김강석
마지막 여덟 달의 존재 증명 / 이재욱
국이와 그 친구들에게 / 안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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