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고갯길을
힘들지만 기쁨을 내려놓지 않고 걸었다
높아 보이기만하던 고개였는데 어느새 올랐다
안개가 걷히며 안도의 비가 내렸다
빗방울이 하나씩 동그란 점을 찍는 것 같더니
연한 베이지색 땅이 이쁜 황토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넘치는 기쁨으로 걸음을 옮겼다
파삭했던 땅이 거칠음을 잃고 보드라워 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곧 새로운 싹이 땅에서 솟을 것이 분명했다
한동안이 흘렀다
어느새 더 가파른 고개를 오르고 있었다
뙤약볕에 쓰러져
일어 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야만 했었다
시나브로 고백은 일상이 되었다
그리고 난 평안해졌다

의사의 흰 가운과 환자복이 교차하며 담담히 기록한 삶과 생명으로의 고백.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넘치는 기쁨. 윤신원 작가의 〈고백〉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일상이 된 고백 그리고 평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