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BY 아너리스트 2024 한국 후보 안미란 동화집★
안전한 자리에 있을 것,
밤에는 일찍 잠들 것,
공부한 내용을 까먹지 않을 것.
온갖 ‘그래야 할 것’들에 시원하게 물음표를 던지는 이야기들
다른 존재와 눈 맞추고
세상의 소란함을 받아들이며
‘관계 맺는 기쁨’을 알아차리는 바로 그 순간!
이야기 속 어린이들은 이른바 ‘착한 아이’ 통념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봉달이의 졸업 시험」에서는 학교에서 가장 큰 어른인 몽 교장에게 바락바락 소리를 치는 아이가, 「토끼가 투덜투덜」에서는 멋진 시 한 편을 완성하기 위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는 아이가, 「자꾸 자꾸 까먹어」에서는 까마귀로 변신했어도 인간 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해 좌충우돌하는 아이가 등장해 미묘한 해방감과 풍자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 아이들이 자신과 닮기도 하고 다르기도 한 타자와 조우하며 비로소 세상과 관계 맺는 기쁨과 감동을 알아차리게 되는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려온다. 자신의 타고난 기질을 긍정하고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아이들은 ‘나다움’의 가치를 자연스레 보여 준다. 때로는 견고한 현실의 울타리를 훌쩍 넘어서 버리기도 하지만, 그만큼 경험과 이해의 영역을 넓혀 가며 나와 너와 세상의 새로움을 찾아 나가는 아이들. 책 속에서 귀신과 동물, 인간 아이 들이 한데 어울려 무럭무럭 자라는 소리가 활기차게 울려 퍼진다.
보송보송한 그림으로 어린이 독자들의 눈은 즐겁게, 마음은 편안하게 해 주는 송선옥 화가가 일러스트를 작업했다. 학교, 방, 동네 편의점과 같이 가장 일상적인 공간이 화가의 터치를 거쳐 소소한 환상들이 유려하게 펼쳐지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가만 들여다보면 마음이 절로 따스해지는 그림들 속에 화가가 깨알 같이 심어 놓은 유머를 발견해 내는 즐거움까지 놓치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