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부 3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1, 2부에서 18세기 파리를, 3~5부에서 19세기 파리를 다룬다. 먼저 1부와 2부에서는 18세기 프랑스에서 일어난 계몽주의 혁명들이 초래한 고전주의의 붕괴 과정, 그로 인해 파리를 중심으로 탄생한 다채로운 실험적 건물들에 대해 살펴본다. 그리고 3부에서는 보수주의로 회귀한 후 다시금 혁명의 봇물이 터지며 수립된 공화국-제국 양대 체제 속에서 파리가 처했던 도시 상황 및 당대의 건축 흐름을 짚는다. 이어지는 4부에서 근대적 도시개발의 대명사인 오스망 재개발의 내용과 그에 대한 평가를 도시구조, 건물, 녹지, 도로체계 중심으로 살피고, 5부에서 여러 이질적 집단이 뒤얽혀 문명의 파노라마를 이루게 된 근대의 파리가 애국심이라는 공동의 기치 아래 부르주아 도시로 정비되어간 문화적ㆍ상업적 양상을 탐색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공간의 내력을 중심으로 도시, 건축, 역사라는 세 주제가 서로 엮이고 중첩되며 풀어내는 장대한 역사화 작업의 단계들을 하나씩 흥미롭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용광로처럼 들끓던 파리의 근대사와 도시건축의 변화상을 생생하게 목격하고, 그것이 지닌 역동적인 시대성까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