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신혼,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
K-가정 스릴러의 명맥을 이을 강렬한 작품의 탄생.
행복한 신혼 생활을 꿈꾸던 두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남편을 뜨겁게 사랑하고 있었다. 남편은 ‘내게 사랑을 가르쳐 준’ 사람이었으며(「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 진창과도 같은 삶을 꽃길로 만들어 준 사람이었다(「해마」). 그러나 결혼 후, 남편의 낯선 면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주인공을 감시하고, 남들 앞에서 극심한 모욕을 하는가 하면 힘으로 제압하려 하거나 끔찍해 보이는 동물 실험을 하는 기이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평생 함께하자던 약속이, 함께하고 싶지 않은 상황에 이르러 족쇄가 되었다. 과연 두 명의 여성은 어떤 선택하게 될까.
이처럼,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과 「해마」는 여성 주인공과 그녀의 남편 사이에서 발생하는 팽팽한 긴장감이 인상적인 가정 스릴러이다. 길리언 플린의 『나를 찾아줘』가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기념비적인 가정 스릴러 소설이라면, 국내에서는 서미애 작가의 『잘 자요, 엄마』와 김진영 작가의 『마당이 있는 집』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이러한 K-가정 스릴러의 명맥을 이을 작품으로, 텍스티는 아밀 작가와 김종일 작가의 『배우자의 죽음에 관하여』를 자신 있게 선보인다.
김종일X아밀, 장르 소설 팬이 사랑하는 두 작가의 만남.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의심’을 대하는 두 주인공의 서사에서 나오는 다채로운 장르적 재미.
두 작품은 공유하고 있는 공통 한 줄 만큼이나 강렬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의 은진은 남편이 자기를 사랑해서 결혼한 것이 아닐지 모른다는 사실을 아주 잔인한 방식으로 마주한다. 「해마」의 회영은 낯선 이로부터 남편 안에 다른 존재가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이로 인해 행복해야 하는 신혼 생활에 ‘의심’이라는 균열이 생긴다. 이렇듯 두 이야기는 비슷한 지점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각기 다른 개성과 강점을 가진 작가를 만나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진 이야기로 확장된다.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에서 은진은 의심을 외면한다. 은진은 동우로부터 평생 그녀가 좇아온 신념을 송두리째 흔드는 비난을 듣고 동우의 사랑에 대해 의심하게 되지만, 죽음에서 돌아온 동우가 기억하지 못하기에 처음부터 없었던 일이라 여긴다. 갈 곳을 잃은 의심의 에너지가 그녀 안으로 향하여 영혼을 좀먹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인간 심리의 미묘한 지점까지 탁월하게 포착하는 아밀 작가답게 인물의 다층성을 흥미롭게 부각한다. 배신당했지만 사랑받고 싶고, 정신적 가치를 추구하지만 예뻐지고 싶고, 미학자이지만 세속적 성공을 열망하는 아이러니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해마」에서 회영은 의심에 적극적으로 반응하여 남편의 정체를 파헤치기로 한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본능은 멈추라고 말하지만 끝내 위험에 뛰어든다. 금기를 어기고 추적할 때 긴장감이 만들어지고, 믿었던 이의 이면이 드러날 때 공포가 피어오른다. 한국 공포 소설의 대가 김종일 작가의 작품답게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생동감 넘치는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초현실적인 설정에서 나오는 호러 장르의 재미.
여기서 발견되는 사랑의 관계에 대한 은유.
「아름다움에 관한 모든 것」과 「해마」가 공유하고 있는 ‘죽음에서 돌아온 남편이 문득 낯설게 느껴진다.’는 설정은 초현실적인 면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사랑의 관계에 대한 지극히 현실적인 은유이기도 하다. ‘아름다워’ 보이기만 하던 상대에게서 추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고, 한결같던 사람의 충격적인 이면을 발견하는 것이 연애의 과정이자 결혼 생활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갈등 앞에서 과연 우리는 사랑과 행복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물론, 두 작품은 이에 대해 명쾌한 정답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를 바꾸는 것’에 집착하는 은진과, 상대에게서 문제의 근원을 발견하려는 회영이라는 인물을 만들어 그들의 삶을 조명한다. 이는 갈등을 대하는 우리의 전형적인 두 반응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일까, 작가가 설계한 탁월한 장르적 재미에 빠져 정신없이 이야기를 따라가다가도 이따금 현실이 떠올라 씁쓸하다. 그리고 질문하게 된다. 사랑의 관계를 지속하는 동안, 변함없이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에 대해 당장 답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 그래도 낙관적인 것은 다시는 안 볼 듯 격하게 싸워도, 몇 번씩 이별을 되풀이할지라도, 서로 신뢰하고, 사랑하고, 의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모습이기 때문이 아닐까. 부디 이 두 편의 이야기가 사랑에 대한 모의실험이 되어 독자들이 가까운 이들과 더 나은 관계를 만들어가는 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매드앤미러 프로젝트의 또 다른 재미!
모든 작품을 잇는 매드앤미러의 세계관을 소개합니다.
[인류는 과거 유리 매미의 수호 아래 번영을 누렸다. 매미는 온 세상의 ‘악’을 거울 조각으로 이루어진 자기 날개에 가두어 해독하였다. 그러나 ‘악’에 잠식당한 타락한 사냥꾼들이 유리 매미의 날개를 파괴하였고 세상은 불안, 혐오, 폭력으로 가득 찼다. 세상을 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부서진 유리 매미의 날개 조각을 모아 매미를 부활시키는 것뿐이다.
“어둠을 비추는 거울 조각들을 찾아라. 거울은 거울이 아닐 수 있음이라.”]
매드앤미러 세계관에 등장하는 ‘거울 조각’은 바로 시리즈의 각 작품들입니다. 텍스티는 독자들(일명 ‘거울 조각 조사단’)이 그것들을 찾고 수집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각 조각을 발견한 독자들이 감상하고, 소개하고, 대화하며 이야기를 확산시키고 그 힘이 크게 모이면 유리 매미가 힘을 되찾아 다시 세상을 정화해 줄 것입니다. 텍스티가 그 선봉대에 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