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

  • 권선희
  • |
  • 창비
  • |
  • 2024-06-28 출간
  • |
  • 124페이지
  • |
  • 125 X 200 X 85mm
  • |
  • ISBN 9788936425050
판매가

10,000원

즉시할인가

9,000

배송비

2,300원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9,0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둘러앉아 훌훌 불며 서로 눈빛을 떠먹습니다”
한편의 시가 된 삶, 사람, 마을

시집을 펼치면 바닷가 동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목욕탕 구석 장판 깔린 간이침대가 일터”인 “날 때부터 굽은 등 숙여” 밥벌이하는 ‘화자씨’(「첫눈」), 살인 누명을 쓰고 “소년원부터 12년을 살다” 나온 뒤 “개명하고 항구 옮기며” 사는 ‘관수씨’(「누명」), “세상에 오는 일도 숩지는 않고 죽자고 살아내는 일도 만만찮지만 돌아가는 거는 참말로 디요” 한탄하면서도 병든 영감의 마지막 삶을 “우짜든동 내 손으로 치와드려야 도리지 싶아가 침 맞으러” 왔다는 할머니(「말년」), 이제 좀 “살 만한 시절”이 오는가 싶었는데 “부모 대신 업어 키운 동생 칼”에 맥없이 세상을 떠난 ‘만석씨’(「웃는 사람」), “죄라고는 오징어 잡아 살겠다꼬 배 탄 것뿐인데” 납북됐다가 돌아온 뒤 간첩으로 몰려 온갖 고초를 겪는 바람에 “씨뻘건 부아”가 일어 “이후로 내는 오징어 절대 안 먹니더”라는 어부(「오징어가 꼴도 보기 싫은 이유」)까지. 범속하고 다채로운 삶의 풍경이 눈앞에 또렷하게 펼쳐지며 구룡포의 매 순간이, 온갖 희로애락이 시의 형태로 보존된다.
이때 시인은 삶과 죽음, 이쪽과 저쪽을 오가며 두 세계를 매개하는 샤먼의 역할을 맡는다. 희미하고 낮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삶이 위태로운 존재들의 이야기를 시에 담아 “물고 뜯고 눈물 찍던 사연”(「서로」)의 “참 깊고 어두운 속내”(「간독」)를 풀어놓는 것이다. 개중에는 “가라앉는 삶을 떠받치며”(「물의 말」) 죽은 목숨 살려내는 말도 있고, 밥을 담보로 “죽어라 일만” 시키는 “거침없이 혹독한 말”(「평화라는 시장에서」)도 있다. “긴 사랑을 물고”서 “발긋하게 피는 말”(「해봉사 목백일홍」)에는 사랑의 온기가 느껴지기도 한다. 시인은 “돌담 긋고 허물며 살아온 세월”(「문상」) 속에서 굴곡진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의 애환을 굿판을 벌이듯 하나하나 풀어놓다가 “무당보다 더한 팔자가 가엾어”(「징」) 눈물을 적시기도 한다.

시를 쓰는 일이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의 말”을 듣고 응답하는 일이라는 듯 시인은 바다를 배경으로 “물것으로 사는” 존재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위태롭게 살아온 날들”(「용왕밥」)을 생생하게 복원해낸다. 그리고 “목숨으로 목숨을 연명하는 것들이 목숨에 대한 예의를 저버린 채 산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 끔찍한 것”(「살자고 하는 짓이」)이라고 선언한다. 생명 경시 풍조와 인간중심주의가 만연한 오늘날의 세태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존재의 죽음에 합당한 애도와 배웅의 태도를 보여야 함을, 그것이 마땅한 도리임을 말하는 것이다.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며 언제나 세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인은 오늘도 어김없이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말을 경청하며 어디선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부지런히 이곳저곳을 기웃기웃 거닐며 “살아래이/살 거래이”라고 삶을 북돋는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물의 말」)을 받아 적으면서 마을 골목골목에 걸려 있는 “고만고만한 살림”과 “고만고만한 사연들”(「문상」)을 소담한 시로 기록해나갈 것이다. ‘바닷가 부족이 달아준 입으로 노래’(시인의 말)하는 그의 시가 우리의 마음속에 오래오래 남아 자맥질하는 이유다.

목차

제1부

못 할 짓
첫눈
흥 횟집
죽변 효자
꽃도둑질
김종구씨 가족 김종팔입니다
서로
자개농
누명
협화음
삼식이는 함부로 꺼지지 않는다
깔때기국수
문상
위험 구간

제2부
어떤 환갑
기다렸다는 듯
배웅의 자세
해수탕 승천
말년
당굿 무렵
건들바람
보고 자파 죽겄소
크리스마스이브들
박봉순 집사의 명약
택배
빈정거리는 자본
살자고 하는 짓이
평화라는 시장에서
밑줄

제3부
뜨끔
개 아들 면회 가기
정남씨 연대기
단호한 경고
점령의 수법
매미
플라타너스
웃는 사람
똘마니들
러브버그
만두
나의 첫 해녀, 박옥기
청춘 수장고
사과나무에게

제4부
겹벚꽃
샤먼을 기다리는 시간
오래된 신방
개 같은 아저씨
물의 말
간독
오징어가 꼴도 보기 싫은 이유
해봉사 목백일홍
고래잡이는 고래로 돌아가고
용왕밥
무당의 붉은 입술
저 비가 몰고 오는 것들
2월
구룡포, 내 영혼의 마킹 로드

해설|장은영
시인의 말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