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봄의 나와, 여름의 나, 가을과 겨울의 나를 만나는 순간
《사계, 모두가 예쁜 날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자연의 흐름을 통해 내 인생의 사계를 만나게 하는 가슴 뭉클한 그림책입니다. 작가는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는 봄, 짙은 녹음으로 쑥쑥 성장하는 여름, 알록달록 풍성해지는 가을, 모든 것이 끝난 듯하지만 새로운 생명을 품고 있는 겨울을 책 전체에 묘사합니다. 그와 동시에 어린아이가 태어나서 성장하여, 다시 홀로서는 과정을 보여 주며 우리의 삶도 자연의 흐름과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의 절제된 글과 회화적 풍경은 독자를 자연스럽게 ‘나의 과거와 미래’로 여행하게 합니다. 그 여행을 통해 독자는, 누군가의 아들과 딸로, 아내와 남편으로, 엄마와 아빠로 살아야 했기에 잠시 잊고 지냈던 ‘나’와 오롯이 만나게 됩니다. 잃어버렸던 ‘나’를 만나는 이 여행을 통해, 독자들은 오늘을 살아내느라 보지 못했던 일상의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고, 소소하지만 중요한 삶의 기쁨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은 돌고 돌지만, 매번 똑같은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 역시 돌고 돌지만, 똑같은 하루는 결코 없습니다. 그래서 나의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더 의미 있고 소중한 것일지 모릅니다. 내 인생에 단 한 번만 찾아오는 지금 이 순간을 이 그림책을 통해 오롯이 누려 보시길 바랍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 해도
살아서 좋았음을,
모두가 예쁜 날들임을
지금 여러분은 어떤 계절을 지나고 있습니까? 봄처럼 따스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수도 있고, 여름처럼 격정적이고 열정 넘치는 시간을 지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풍성한 가을처럼 더없이 행복한 시간에 머물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지루하게 계속되는 추운 겨울 같은 시간과 싸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추운 겨울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이 책의 책 장을 넘기며 다시 시작될 나의 봄을 상상해 보시길 바랍니다. 혹시 행복한 시간 속에서도 문득문득 인생무상이 느껴진다면, 그 인생의 덧없음 때문에 지금 나의 사계의 시간이,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소중하고 귀함을 되새겨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이 책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등장하는 작은 골목길은 마치 내가 살았던 어릴 적 그 동네 같기도 하면서 지금 내가 살아가는 그 골목 같기도 합니다. 이 골목길을 한번 잘 관찰해 보세요. 이 공간 안에서 흘러가듯 숨 쉬는 계절이, 자연이, 주인공들이, 그리고 그 주변 모든 것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자세히 살펴보세요. 분명 보이지 않았던 소중한 무언가가 보이실 겁니다. 그 무언가를 발견하는 순간, 내 유년의 시간으로의 혹은 내 미래의 시간으로의 여행도 좀 더 섬세하고 농도가 짙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