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5년 시작해 의약품 유통 한 길을 걸어온
1조 원대 강소기업 태전그룹의 자리이타 경영 이야기
“타인을 이롭게 하는 일이 자신을 이롭게 하는 일이다”
전북대학교 경영학과 봉현철 교수와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인력교육 및 개발 전공 윤형준 교수가 대한민국 좋은 기업들의 조직문화가 잘 보존·전달되고 발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직원들이 만든 회사 이야기〉를 시작했다. 기업의 구성원들을 심층 인터뷰해 오늘날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을 스토리텔링으로 재미있게 들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태전그룹은 그 첫 번째 주인공으로 임직원 600명에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강소기업이다. 1935년 의약품 유통업으로 창업해 90여 년간 한 길을 걸어온 장수기업이기도 하다. 태전의 태(太)는 ‘콩 태’자이다. 콩은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고 오래 재배할수록 땅이 비옥해진다. 토양을 이롭게 함으로써 자신이 자라나는 환경을 좋게 만드는 콩. 회사나 동료를 이롭게 함으로써 자신에게도 이익이 돌아오게 하는 구성원들. 부하직원을 이롭게 함으로써 본인에게도 이익이 돌아오게 행동하는 리더. 고객(약국)을 이롭게 함으로써 자신에게도 이익이 돌아오게 행동하는 회사. 이것이 콩밭을 일구어가는 태전그룹과 그 구성원의 DNA이다.
창업할 때부터 태전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이다. ‘타인을 이롭게 하는 일이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자리이타는 태전의 핵심 경영철학이자 여러 국면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행동원칙이다. 또한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나침반 역할을 하는 미래 전략 원칙이기도 하다.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고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면 그것이 결국 나의 이익으로 돌아온다며 고객의 성공을 돕고자 하는 태전의 노력은 매우 끈질겼다. 이 책은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은 태전그룹 구성원들의 지치지 않은 노력과 그것을 추동하는 힘을 그들의 육성을 통해 속속들이 들려준다.
52명의 임직원에게 직접 듣는
태전의 고객 섬김과 일하는 방식
52인이 들려주는 스토리 속에는 20~30년 전 영업 일선에서 혁혁한 성과를 내고 지금은 태전이라는 큰 배를 진두지휘하는 레전드들의 이야기도 있고, 아직은 과장, 차장이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이들의 뒤를 이어갈 젊은 직원들의 이야기도 있다. 병원과 약국을 현장으로 뛰는 영업사원의 이야기, 물류창고에서 약의 포장을 담당하는 직원의 이야기, 포장된 약을 약국과 병원으로 배송하는 부서의 이야기, 배송 이후에 생기는 각종 AS를 담당하는 젊은 팀장의 이야기도 있다. 이들의 스토리는 여럿이지만 그 원칙은 하나로 모아진다. 모든 업무 처리 과정에서 고객의 입장을 생각하고, 회사의 핵심가치인 자리이타를 기반으로 고객과 탄탄한 신뢰를 구축하는 것. 그 결과 그들의 고객인 약국과 병의원은 모두 한목소리로 말한다. 우리는 태전과 일하는 것이 좋다고.
약국이나 병의원과의 관계 구축뿐만 아니라 태전인들의 일하는 방식을 보면 진정한 프로는 자리이타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리더가 구성원들과 일하는 방식, 부서 간에 협업하는 방식, 전산팀이 다른 부서를 위해 일하는 방식, 물류센터 직원들이 그들 간에 또는 지입 기사들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방식에서도 자리이타의 원리는 작동되고 있다. 태전 사람들은 자신이 그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개인의 성공이 자연스럽게 회사의 성공으로 연결되도록 하며, 나와 동료와 회사가 모두 행복해지는 길을 찾는다. 이를 살펴보다 보면 자리이타식 사고방식은 직장인을 프로페셔널하게 만드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90년,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는 태전그룹의 핵심 전략
국민의 건강, 약국의 성공, 구성원 개개인의 꿈의 실현
90년을 한결같이 성장해 왔지만 태전 또한 국내외 다른 기업들처럼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수많은 플랫폼이 생기고 사람들이 그것에 익숙해지면서 기존 유통 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는 없는 물건이 없다. 이제는 의약품도 약국끼리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산업의 메가톤급 선수와 경쟁해야 하는 것이다. 디지털 세상에서 불확실한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 태전이 찾아낸 해결책은 이번에도 기업 본연의 핵심가치인 자리이타이다. 즉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약국이 성공해야 하고, 약국이 성공하려면 단골손님이 많아져야 한다. 그러므로 태전은 ‘우리와 거래하는 모든 약국에 단골손님이 많아지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목표 아래 태전 구성원들은 고객인 약국과 병원이 성공하도록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다. 에이오케이와 오엔케이를 설립하여 PB 제품을 개발하고, 다람이 몰과 얼라이언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펫코팜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도 그 일환 중 하나이다. 또한 미래를 준비하고 학습하기 위해 태전은 ‘미래준비위원회’를 3천 회 넘게 열고 있으며, 전 직원에게 매달 한 권의 책을 나눠주고 우수 독후감을 선정하는 ‘독서 노트’라는 독서 경영을 시행하고 있다.
한 기업이 걸어온 길을 들여다보면 이 기업이 왜 이런 모습으로 성장해 왔는지 알 수 있다. 태전은 미래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노력을 지치지 않고 했던 것처럼 고객의 성공을 돕고자 하는 노력 또한 매우 끈기있게 해나갔다. 1년간의 노력으로 52명이라는 임직원들을 심층 취재하고 기록한 이 책은 태전그룹이 어떻게 90년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는지를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또한 구호로만 남은 기업의 핵심가치가 아닌 구성원 스스로 기업의 경영철학을 이해하고 실천하게 하려면 기업의 환경을 어떻게 구축해야 하는지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시대 기업가와 조직문화를 제대로 구축하려는 리더들에게 필독서로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