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술 읽힌다! 저자가 뛰어난 이야기꾼이란 걸 기억하시라”
- 인문학자 김경집 강력 추천
이 책은 신화-역사-종교, 세 분야의 고전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서양 문화의 가장 밑바닥에 자리한 이야기이며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정신적 근원에 해당하는 작품들이다.
제1부 서양인의 마음을 읽는다. 신화 고전을 여는 책은 『일리아드』, 『오뒷세이아』다. 『일리아드』, 『오뒷세이아』는 그리스로마신화의 출발점이자 유럽 문학의 효시가 되는 작품이다. 『일리아드』가 운명을 개척하러 떠난 영웅들의 이야기라면 『오뒷세이아』는 운명 앞에 흔들리는 인간을 다룬다.
2,000년 넘는 세월 동안 서양인들은 이 두 서사시를 반복적으로 다루며 다양한 이야기를 길어올리고 있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트로이〉를 비롯하여 2003년 시작된 영화 〈캐리비안 해적들〉은 14년에 걸쳐 5편의 시리즈가 만들어졌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캡틴 잭 스페로우는 회화된 오뒷세우스이고, 시대와 배경을 고대에서 대항해 시대로, 지중해에서 캐리비안 해로 옮긴 ‘오뒷세이아’라는 할 수 있다. 실제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에는 세이렌, 칼립소 등 『오뒷세이아』에 등장하는 괴물과 인물이 그대로 등장한다.
제2부 서양인의 문명을 읽는다, 역사 고전은 『역사』,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아나바시스』, 『알렉산드로스 원정기』, 『리비우스의 로마사』, 『갈리아 전쟁기』등이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사들이 온다’는 카피로 유영한 영화 〈300〉에서 다룬 그리스-페르시아 전쟁을 기록한 고전이 헤로도토스의 『역사』다. 서양 역사학의 출발점이 되는 책이다. ‘역사학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헤로도토스의 글쓰기는 오늘날의 역사학과는 거리가 있다. 강연록에서 출발했기에 대중적 흥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유물과 문헌에 근거한 사실 기록으로써 역사서의 등장은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이후부터다. ‘기존 강대국이 패권을 차지하고 있을 때, 신흥 강국이 등장하면 반드시 다툼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는 ‘투퀴디데스의 함정’ 이론은 21세기 국제 질서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용어다. 그러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어내기란 쉽지 않다. 헤로도토스의 『역사』와 달리 사료 위주의 기록인 까닭이다. 문명 스토리텔러 안계환은 제목을 들어봤지만 읽지 못한 고전들을 누구라도 술술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제3부 서양인의 종교를 읽는다는 그리스로마신화와 더불어 유럽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성서』가 그 주인공이며, 유럽 문명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이슬람교인들의 『꾸란』까지 함께 다룬다. 인류 역사상 가장 널리 읽힌 SF 소설 중 하나이자, 21세기 SF 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한 〈듄〉 시리즈도 두 종교 고전 없이는 발현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구약성서의 기록은 기원전 150년경까지고, 신약성서는 서기 50년 이후 기록되기 시작했다. 고대 히브리어 경전을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시 공용어인 헬라어로 번역된 성서가 탄생하게 된다. 메소포타미아 문화를 기반으로 형성된 유대교가 헬라 문화와 결합하여 이전과 다른 종교가 태동한다. 그 후 그리스도교는 근대까지 유럽의 정치, 경제, 풍속, 예술, 사상을 지배했고 개인은 탄생과 더불어 성서 속 인물을 따라 이름을 지었으며, 성서의 내세관에 근거하여 죽음을 맞이했다. 종교의 영향력은 줄었지만 여전히 부활절, 성령강림절, 성탄절은 유럽 최대 명절로 이어진다. 한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거슬러 오르면 『성서』와『꾸란』두 종교 고전과 만나게 된다. 안계환 작가는 두 종교 고전 사이에 얽힌 이야기를 쉽고 흥미롭게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