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파 독자를 위한 필독서!
맛깔스러운 우리 음식을 문학 속에서 만나다
우리는 한식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문학으로 차린 밥상》은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있는 음식을,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음식을 문학 속에서 만나 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만나는 문학은 대부분 인간을 다루고, 그 속에는 음식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음식이 인문학적 주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전통 향토 음식을 알고자 할 때 문학의 가치는 빛났다. 문학은 시대와 사회, 문화 속에서 인간의 삶이 가지고 있는 갈등 구조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으며, 문학 속에는 배경이 되는 그 사회의 문화, 풍습, 역사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문학으로 차린 밥상》은 오랜 시간 소설을 짝사랑한 저자의 이야기이자 평생 영양학 길을 걸었던 저자의 연구 결정체다. 음식과 이야기가 있는 이 책은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으로 역사, 문화, 시대상을 이야기한다. 이 시대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 수필, 시, 판소리 문학 작품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그 속에서 우리 한식을 만나 본다. 이야기 마지막에는 작품 속 음식으로 푸짐하게 한상을 차려 보는 재미도 더했다. 그 시대 그 밥상을 실제로 만나 볼 수 있는 재미난 시간이 될 것이다.
한식에 담긴 혼魂, 미美, 향香, 한恨, 반反, 정情
문학 속 음식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읽어 내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최명희 《혼불》 소설을 다룬다. 한국 음식의 본향이라 불리는 전라도 음식에 담긴 우리의 ‘혼魂’을 살펴보고 전라도 일상 음식, 세시 음식 그리고 통과 의례 속 음식 이야기를 다룬다. 2장은 박완서 《미망》 소설을 통해 잊힌 개성 음식의 ‘아름다움美’을 이야기한다. 분단된 현실에 사라져 가는 개성 음식 문화를 살펴보고 당시의 가치관이나 생활을 통해 개성 음식을 이 시대에 다시 불러낸다. 3장과 4장에서는 박경리 《토지》 소설을 다룬다. 경상도 향토 음식 문화에 담긴 ‘향香’을 그리며 음식 시대적 변천사를 살펴본다. 또 개화기, 일제강점기라는 ‘한恨’이 담긴 시대를 겪으며 근대화와 서구 문물이 우리 가치관과 식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본다. 5장은 같은 시대를 살아간 근대 작가임에도 ‘정반대反’의 세계를 보여 준 이상과 심훈, 그들이 사랑한 한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6장에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민중 음식 문화 단초를 판소리 다섯 마당에서 찾아보고, 그 시대 삶을 읽어 내는 민중 음식의 ‘정情’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문학에는 우리의 혼(魂)과 아름다움(美)이 녹아 있고, 우리 민족의 향(香)과 정(情)이 담겨 있으며, 우리 역사의 한탄스럽고(恨) 반하는(反) 감정이 섞여 있다. 우리의 정체성인 한식을 이제 문학 속에서 살펴볼 때가 왔다. 문학을 읽는다는 건 우리 삶을 그대로 담은 살아 있는 역사 속 한 페이지를 펼치는 것과 같다. 그 역사 속에서 우리가 먹었던 때로는 간절하게 소망했던 음식을 살펴보며 우리의 음식, 한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비건 식단이 사랑받고, 채식 위주 식단이 각광받으면서 자연히 한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식이야말로 이 시대의 자연 친화적인, 건강 지향적인 밥상이다. 과식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어쩌면 절제된 소식과 거친 음식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문학 작품 속 음식으로 엮어 본 이 이야기가 한식이 더 풍요로워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