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구성과 주요 논지
이 책은 국제정치학의 시각에서 보는 AI 관련 9대 어젠다를 선정하고 그 취지와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AI와 기술·규제·거버넌스의 국제정치 주제로서, AI 기술경쟁, AI 규제표준과 안보화, AI와 거버넌스 및 민주주의의 문제를 살펴보았다. 둘째, AI와 안보·군사·전쟁의 국제정치 주제로서 AI와 관련된 신흥기술안보 이슈(사이버·데이터·인지전·포스트휴먼 안보), 군사안보 분야의 AI 군비경쟁과 군사혁신, 그리고 AI와 전쟁 수행방식의 변환을 살펴보았다. 끝으로, AI와 외교·평화·질서의 국제정치 주제로서 AI와 관련된 동맹 및 연대의 전략과 중견국 외교, 국제규범 및 안보·평화, 주권국가 질서의 변동 등을 살펴보았다.
제2장은 미국과 중국이 이념·제도 동학을 통해 어떤 혁신체제를 구축했고, 이러한 혁신체제가 구체적으로 AI 영역에서 어떤 경쟁의 동학을 만들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글에 따르면, 결국 미중 AI 경쟁은 AI 육성 전략에 대한 양국의 지향점과 정책집행 과정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제3장은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의 필수 요소로서 AI기술 담론의 방향을 설정하고 AI 분야의 표준을 구축하는 기술패권의 확보를 강조한다. 미국은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부의 역할은 최소화하려는 입장이며, AI기술 경쟁력의 확보 및 중국 견제를 목적으로 다양한 정책들을 점차 체계화하고 있다. 중국은 AI 규제에 대해 공산당의 정치적 안정성을 목적으로 국가 중심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은 기술을 기업에 맡겨두기보다는 사용자와 시민의 권리에 초점을 맞춘 권리 중심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
제4장은 AI의 사례에 주목하여 신흥기술의 등장과 발전이 기존 정치체제와 권력 지형에 미칠 영향에 대한 기대와 우려, 가능성과 한계를 살펴보았다. AI의 발전은 사회의 안정과 거버넌스의 발전을 가져와 인류의 삶을 더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줄 것인가? 아니면 감시와 통제의 거버넌스 시스템을 발전시켜 시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속박할 것인가? 제4장은 AI의 발전이 감시통제 거버넌스의 발전으로 나타날 수 있는 논제들을 세 가지 측면에서 지적하였다. 아울러 생성형 AI의 발전이 민주주의 거버넌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세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제5장은 오늘날의 디지털 전환을 견인하는 대표 기술이라 할 수 있는 AI의 활용이, 필요한 산업 영역들을 상호 융합하여 다양한 혁신을 창출하고 있으며, 각국은 이를 주도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이라고 지적한다. 제5장은 인공지능의 진화가 초래하는 안보위협의 양적ㆍ질적 변화 양상과 그것이 초래하는 국제정치적 의미를 탐색하였다. 특히 AI의 부정적 효과와 미래 위협 대응을 위해 진화된 AI의 트렌드 및 생성형 AI로 명명되는 기술이 기존 AI와 어떠한 차이를 보여주는지 밝혔다.
제6장은 군사혁신 시각에서 AI 무기화 경쟁이 군사전략 및 미래전쟁에 주는 함의를 분석하였다. 이와 함께 AI 군사혁신의 체제적 과제를 세 가지로 요약해서 주장하였다. 첫째, AI 군사혁신은 알고리즘, 빅데이터, 연산능력, 클라우드, 네트워크 등 연관 기술의 성단(星團)을 구축해야 한다. 둘째, AI가 군사전략, 부대구조, 무기체계에 통합·활용되는 것은 기술변화의 속도보다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끝으로, AI 기반 무기가 C6ISRI 체계에 통합되어 활용되기 위해서는 기술적·조직적 장벽과 함께 규범적 쟁점이 해소되어야 한다.
제7장은 AI 기술로 인한 전쟁 수행방식의 변환을 최근까지 미국 내 논의 동향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미중 전략경쟁, 방대한 산업기반, 높은 수준의 기술 등을 고려할 때, AI 기술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전쟁수행 방식의 출현은 미중 두 나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7장은 이러한 미래 전쟁수행 방식에 대한 정교한 전망을 위해 ‘기술 중심 접근법’과 ‘전장 구조 접근법’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비교를 바탕으로 해서 두 접근법의 종합적 적용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두 접근법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볼 때 미국 내에서 구상하고 있는 미래전은 어느 한 유형으로 수렴하기보다 유인과 무인의 비중과 역할에 따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존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제8장은 미중 관계, 동맹 정치, 중견국 외교라는 세 가지 요소와 연계하여 AI를 둘러싼 외교의 부상이 한국의 대외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한다. 우선 AI는 미중경쟁을 세 가지 영역, 즉 경제, 기술, 가치 영역에서 심화시키면서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구도를 강화하리라 예상한다.
제9장은 일반적으로 이루어지는 국제기구 차원에서의 AI기술의 평화적 사용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국가 및 개인 수준에서 AI 기술이 미래의 안보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국가 수준 접근법 중의 대표적인 이론인 민주평화론과 경제적 상호의존론에 중점을 두고 AI 군사기술 발전이 민주주의 국가들 또는 경제적으로 밀접한 교류가 있는 국가들 사이의 평화적 관계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였다.
제10장은 미중 기술패권 경쟁 시대를 맞아 AI 기술의 도입이 초래하고 있는 글로벌 패권과 국가주권의 경합 구도,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파생되는 근대 주권국가 질서의 변동 문제를 살펴보았다. 국가가 특정 AI 기술을 사용하는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유용성이나 효율성에 의해서만 선택할 수 있는 종류의 사안은 아니라는 것이 제10장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