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버티에게 보내는 응원가
이 책의 주인공인 버티는 고아입니다. 왜 고아인지는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부모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 버티를 우리는 이런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가여운 눈길로,
무시하는 마음으로,
부모가 없으니 속상하겠다는 생각으로…….
고아라는 이유만으로 정말 버티가 그렇게 봐야 할 아이일까요? 책을 따라가다 보면 버티가 누구보다 행복하고 잘 성장하고 있고 또 누군가의 엄마가 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책은 부모가 있어도 고아 같은, 부모가 없어서 고아인 세상의 모든 버티를 위한 책입니다. 글을 쓴 강밀아 작가 또한 어린 시절 버티 같은 아이였다고 합니다. 부모가 있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외로웠던 강밀아 작가에게는 버티처럼 가족이 되어주는 의미 있는 타인들이 있었고, 실제 고아였지만 고아 같지 않게 씩씩했던 버티 같은 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두 친구는 어른이 되어 세계 여행을 하자고 약속했고 그 약속은 실제로 이루어져 그 일이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건강한 어른이 되기까지 꼭 필요한 ‘의미 있는 타인’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서 제 몫을 하는 성인이 되기까지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 성장할 수 없다는 뜻이겠죠. 아이는 좋은 부모를 만나고, 좋은 선생님을 만나고, 좋은 친구를 만나 경험과 배움을 쌓아 가면서 잘 성장해 나갑니다.
요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사건 사고를 접하다 보면 그들은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어쩌면 ‘의미 있는 타인’의 부재가 불러오는 현상은 아닐까요?
세상에는 가족이지만 타인보다 못한 가족도 있고, 타인이기는 하지만 가족보다 더 의지가 되는 그런 관계도 많습니다.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좋겠지만 비록 생물학적 부모가 성장의 원동력이 되지 못하더라도 성장기 어느 시점에 의미 있는 타인과의 관계는 어린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연구에서, 고아가 된 수백 명의 연구 대상자들이 범죄자가 되거나 가난하게 살게 될 거라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했는데 추적 결과 가설처럼 빈곤과 범죄 속에서 살고 있기도 했지만 정상인의 비율만큼 뛰어난 학자, 교수, 의사 등의 성공 케이스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변수를 추적해 보니 성공한 대상자들에게는 성장기에 부모 대신 칭찬해 주고 격려해 주고 관심을 보여주는 ‘어른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글을 쓴 강밀아 작가는 이 연구를 보고 인간의 성장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많이 느낄 수 있었고, 《고아 소녀 버티》를 통해 지금의 어린이들과 어른들에게 이렇게 말을 걸고 싶었다고 합니다.
‘생물학적인 부모가 있냐 없냐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와 이웃이, 즉 공동체가 아이들을 함께 키워야 한다.’
부모가 있어도 사회가 필요하고, 부모가 없어도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