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만 품던 옹이, 봄꽃처럼 찬란하다
구신자 시인은 두 번째 시집 《옹이가 봄꽃처럼 찬란하다》를 내면서 “시를 쓴다는 것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기 고백을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한 일입니다. 한 장의 사진으로 앨범에서 추억을 꺼내 보는 일처럼 보고 느끼는 감상을 한 편의 시에 풀어놓고 모은 시들을 시집으로 묶어 추억으로 돌아보려고 합니다.”라고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 시인의 말에서 우리는 구신자 시인이 자신의 시 창작 정신을 겸허한 자세로 밝히고 있음을 본다.
나무들은 땡볕에/ 홀로 서 있는 듯하지만/ 서로 그늘이 되어 의지하고 산다// 사람들은 시련 속에서/ 홀로 의연하게 맞서고 있는 듯하지만/ 서로 그늘이 되어 위로하고 산다(「그늘」 전문)
시 「그늘」에서 나무들이 서로 그늘이 되어 의지하고 살 듯이 사람들도 시련 속에서 서로 그늘이 되어 위로하고 산다는 시적 인식이 바로 그렇다.
이 창작 정신은 우선 시인이 배열한 목차에서 잘 드러난다. 제1부 ‘봄과 여름 사이’, 제2부 ‘여름과 겨울 사이’, 제3부 ‘가족과 인연을 돌아보며’, 제4부 ‘나와 사회를 돌아보며’, 제5부 ‘장소를 이동하여’로 총 5부로 나누어 배치하고 있다. 즉 제1부와 2부는 봄에서 겨울까지 계절의 순환과 감각, 제3부는 유년 시절 고향 이야기와 아버지, 어머니의 추억, 그리고 삶을 통해 맺어진 인연들, 제4부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환경, 그리고 마지막 제5부는 시인이 예전에 살았던 강화도의 혈구산, 화개산, 국화호수, 동검도는 물론 경기도 일산 호수공원, 분당 율동공원, 제주도의 함덕 해수욕장, 뽕그랑 카페, 그리고 나이아가라, 캄보디아, 말레이시아에 이르기까지 장소를 이동하면서, 즉 여행을 하면서 체득된 시적 사유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