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들 ‘있는 그대로’를
언제쯤 온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한 해 동안 도시 아이들에게 ‘고향’을 만들어 주고 싶다. 헤어져 이 세상을 살아가다가 지치고 힘들 때, 외로울 때 되돌아보면 마음에 위로를 주고 힘을 주는 ‘따뜻한 고향 뒷동산’ 같은 시절이 되게 해주고 싶다. 나는 그 고향 뒷동산 작은 바위나 참꽃 한 그루쯤 되면 좋겠다.”
선생님 교실에서 ‘그리움’이라는 공책을 봤습니다. 졸업한 제자들이 선생님을 찾아왔다가 남긴 글이 대부분이었는데, 애틋하고 열렬한, 애처롭고 눈물 나는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선생님을 그리워하고, 고향 같은 교실을 생각하며 힘든 세상살이를 견디는 이야기,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는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이 기록을 세상 사람들이 본다면 누구든 나쁜 마음을 먹다가도 착하고 평화로운 사람이 될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의 사는 모습이 더 많이,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생각만 하다가 어떻게 해보지도 못하고 십 년이 지났습니다.
서울경기글쓰기회에서 선생님의 글을 모아 엮어낸다기에 그때의 마음이 되살아나 함께 참여했습니다. 지금에야 선생님의 글을 다시 읽습니다.
선생님의 글은 세 갈래로 나뉩니다. 집안의 아들, 남편, 아버지, 이후 할아버지로 산 삶이 담긴 글은 ‘사람 김익승’으로 이름했고,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은 참 선생으로 살아온 삶을 담은 글은 ‘가르침’으로, 글쓰기회 일꾼으로 살아온 삶은 ‘글쓰기’로 이름하여 나누었습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나는 ‘사람 김익승’은 땀 흘려 일하는 사람 편에 서 있습니다. 불평등한 교육 현실에 고뇌하고, 아이들 편에 서지 못한 자신을 스스로 꾸중합니다. 교육의 질곡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잘못된 것을 바로 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선생으로 살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가르침 속에서 배워 함께 성장하는 교실을 봅니다. 뭐니 뭐니 해도 ‘김익승’은 선생입니다. 아이들 앞에 서 있을 때 빛나 보입니다.
이 책은 바로 사람 김익승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