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담기 close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았습니다.

에밀의 루소

에밀의 루소

  • 김조을해
  • |
  • 북인더갭
  • |
  • 2024-05-20 출간
  • |
  • 288페이지
  • |
  • 115 X 188mm
  • |
  • ISBN 9791185359496
판매가

16,000원

즉시할인가

14,400

배송비

무료배송

(제주/도서산간 배송 추가비용:3,000원)

수량
+ -
총주문금액
14,400

※ 스프링제본 상품은 반품/교환/환불이 불가능하므로 신중하게 선택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출판사서평

반격의 낙오자들과 사랑의 가능성

이 소설집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참신한 소재 속에 묵직한 주제를 담고 있는 「한나의 숙제」와 「에밀의 루소」가 맨 앞에 자리한다.
표제작 「에밀의 루소」는 구형 취급을 받는 교육로봇 ‘루소’와 그 친구이자 제자인 ‘수’(일명 에밀)가 겪는 하루를 통통 튀는 대사와 줄거리로 이끌어간 SF 소설이다. 철학자 루소와 그의 저서 속 제자 ‘에밀’의 관계를 절묘하게 뒤틀어, 때로 티격태격 다투지만 서로의 생각과 행동을 학습하면서 성향이 비슷해진 로봇(루소)과 인간(수-에밀)을 등장시킨 점이 흥미롭다. 수에게 어느날 갑작스런 방문객 체시메가 찾아와 생산노동(출산)에 참여해 지원금을 타내자는 제의를 하면서 이야기는 갈등에 빠진다. 코믹한 로봇 소설의 외양을 한 이 소설에서 아이를 낳지 않고 혼자 사는 여성 ‘수’와 구형 로봇 ‘루소’는 사회에 기여하지 못하는 낙오자로 낙인찍힌다. 이런 낙인에 맞서는 루소와 수의 모습을 통해 소설은 진정 새로운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출시되는 신형에 잠식된 사회, 그리고 생명의 가치를 돌보는 대신 인구의 재생산에만 몰두하는 디스토피아를 비판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나의 숙제」는 낙인찍힌 존재들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초등학생 한나가 겪는 힘겨운 일상에서 섬세하게 다듬어낸 작품이다. 어느날 수학 문제를 풀다가 참지 못하고 머리를 긁는 한나에게 담임선생님은 머리를 자르고 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단지 머리가 가렵다는 이유로 머릿니가 있는 전염병 환자 취급을 받는 한나, 그리고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친구 영우의 모습은 사회 전반에 만연해 있는 낙인찍기의 구조를 암시한다. 그러나 한나는 씩씩한 아이다. 어른들이 만들어놓은 ‘숙제’를 한나 스스로 해결해가는 뜻밖의 과정은 통쾌함을 넘어 코끝이 시큰해지는 감동을 준다.
첫 소설집 『마시멜로 언덕』부터 김조을해 작가가 붙들어온 주제 중 하나는 과연 사랑은 가능하며, 가능하다면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이다. 이번 소설집의 두번째 파트를 이루는 세 작품 「숭의동」 「불빛을 보며 걷는다」 「보름 동안의 사랑」은 모두 사랑의 가능성을 되묻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등단작을 평하면서 소설가 최윤이 언급했듯이 작가는 대단한 서사 없이도 “잔잔한 사건들을 통해 한 인물의 내적 성숙의 과정을 담백하게 그려내는” 데 능숙하다. 「숭의동」은 초로에 병이 들고 만 엄마가 나이 마흔에 박사과정을 수료한 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사범학교에 가고 싶었던 엄마는 가난한 동네 숭의동에서 조개장수를 할 수밖에 없었고 똑같이 가난한 남편을 만나 신산한 삶을 이어왔다. 주인공은 고난과 신산을 다 겪어내고도 여전히 엄마의 마음속에 반짝이는 무엇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은 전율에 휩싸인다.
「불빛을 보며 걷는다」 역시 뚜렷한 서사가 아니라 나그네와 친구, 엄마와 동생들, 그리고 죽음을 앞둔 아버지에 대한 묘사로 이어진다. 그 묘사는 한번에 알아채기 힘들지만 듣는 이를 묘하게 설득시키는 힘을 발휘한다. 가령 불빛을 보며 걷는 이유에 대해 작가는 “인생은 비밀투성이라고, 어떤 날은 불빛이 말해준다. 그것을 깨달은 사람들 눈에는 저 공기 끄트머리의 바람이 보인다. 한번이라도 이 기류를 느껴본 사람들 발걸음은 대부분 느리다.”고 묘사한다. 이처럼 작가는 비밀에 휩싸인 개인의 삶을 내면에서 반짝이는 불빛과 바람을 따라 거니는 듯한 아름다운 문장으로 한땀 한땀 엮어낸다.
「보름 동안의 사랑」은 사랑을 시작한 A와 B가 나누는 어설픈 몸짓, 간절한 대화, 내면의 소망을 세밀하게 관찰한 변화의 기록이다. 작가는 인물들의 사소한 습관이나 지나치듯 스쳐가는 대화, 심지어 숨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삶의 숨결을 드러내면서 사랑이란 자신들의 존재를 포기하지 않고 투명하게 서로에게 내보일 수 있는 용기라는 주제를 선명하게 빚어낸다.

신화적 여성주의의 실험

이 소설집의 마지막 파트를 이루는 두 작품 「옛 노래 4-성년식」과 「옛 노래 2-이교도」는 신화적 이야기 속에 여성주의적 세계관을 담아낸 매우 독특한 작품들이다.
「옛 노래 4-성년식」은 성년식이라는 통과의례에 담긴 폭력적인 질서와 이에 맞서는 자연친화적이고 공동체적인 질서가 극명하게 대비된다는 점에서 신화적 여성주의의 성격을 강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미누옥은 성년식 축제에서 새용사가 되기 위해 자기가 키우던 새끼염소 루루를 죽인다. 하지만 이런 야만적 의례를 겪으면서 미누옥은 폭력과 전쟁이 난무하는 세계, 지나치게 가부장적인 남성적 세계를 끝내려면 무언가 큰 도전이 필요하다는 절실한 깨달음을 얻는다. 미누옥은 결국 큰용사 명산을 죽이고 “성년식 제가”를 벗어나 “잠잠하고 고운 노래”가 있는 세계로의 탈출을 감행한다. 소설의 마지막에 구출된 노예 아이와 미누옥이 함께 산맥을 넘는 장면에서 독자들은 도덕적 환희에 가까운 카타르시스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작품 「옛 노래 2-이교도」는 재생산(출산)을 위해 총단으로 떠나게 된 주인공 슐라가 모든 강요를 뿌리치고 참된 종교의 자유를 향해 나아간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품에서의 충격적인 결말은 인간의 욕망에 의해 제멋대로 신성시된 결과 오히려 인간을 억압하게 된 전능자가 아니라, 참된 생명을 주관하는 존재로서의 신의 신비를 암시하고 있다.
‘작가의 말’에서 김조을해는 AI가 결코 하지 않을 ‘미련한’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번거롭고 비효율적인 것을 마다하지 않는 작가의 사유와 유머, 통찰이 기술 시대에 더 외로워진 많은 이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목차

한나의 숙제
에밀의 루소
숭의동
불빛을 보며 걷는다
보름 동안의 사랑
옛 노래 4-성년식
옛 노래 2-이교도

작가의 말

교환 및 환불안내

도서교환 및 환불
  • ㆍ배송기간은 평일 기준 1~3일 정도 소요됩니다.(스프링 분철은 1일 정도 시간이 더 소요됩니다.)
  • ㆍ상품불량 및 오배송등의 이유로 반품하실 경우, 반품배송비는 무료입니다.
  • ㆍ고객님의 변심에 의한 반품,환불,교환시 택배비는 본인 부담입니다.
  • ㆍ상담원과의 상담없이 교환 및 반품으로 반송된 물품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ㆍ이미 발송된 상품의 취소 및 반품, 교환요청시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 ㆍ반품신청시 반송된 상품의 수령후 환불처리됩니다.(카드사 사정에 따라 카드취소는 시일이 3~5일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 ㆍ주문하신 상품의 반품,교환은 상품수령일로 부터 7일이내에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 ㆍ상품이 훼손된 경우 반품 및 교환,환불이 불가능합니다.
  • ㆍ반품/교환시 고객님 귀책사유로 인해 수거가 지연될 경우에는 반품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 ㆍ스프링제본 상품은 교환 및 환불이 불가능 합니다.
  • ㆍ군부대(사서함) 및 해외배송은 불가능합니다.
  • ㆍ오후 3시 이후 상담원과 통화되지 않은 취소건에 대해서는 고객 반품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품안내
  • 마이페이지 > 나의상담 > 1 : 1 문의하기 게시판 또는 고객센터 : 070-4821-5101
교환/반품주소
  •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 856 303호 / (주)스터디채널 / 전화 : 070-4821-5101
  • 택배안내 : CJ대한통운(1588-1255)
  • 고객님 변심으로 인한 교환 또는 반품시 왕복 배송비 5,000원을 부담하셔야 하며, 제품 불량 또는 오 배송시에는 전액을 당사에서부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