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마을이 어른에게 주는 위로
추억과 내면아이
현실 속의 엄마는 고단하고 녹록하다. 그렇지 않은 엄마가 얼마나 될까. 엄마만 그런가. 아빠라고 다를까? 어른이라면 누구나 지금 지치고 힘든 상황과 맞닥트리며 살아간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답답하다고 느낄 때, 가까운 사람과 다투고 유독 속이 상할 때, 생각지도 못한 괴로운 일이 덮쳤을 때마다 어른은 과거,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부정적인 감정을 이겨 내려고 애쓴다. 《엄마와 나무 마을》 속의 엄마 역시 나에게 나무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며 보통 어린이들이 만들어 내는 상상 속 친구를 소환한다. 그 친구가 밝게 웃는 모습을 보며 점차 안정감을 찾는다. 바로 내면아이, 아홉 살의 어린 엄마 자신이다.
엄마의 내면아이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나무들이 항상 아홉 살 엄마와 함께 있었다. 엄마는 그렇게 어린 시절 늘 곁에 있었던 나무들을 만나고 나서야 진정한 쉼과 위로를 얻는다. 자기 이해와 마음 치유를 한다.
나무 마을에서 아이가 배우는 자연
나무의 몸짓과 소리
아홉 살 엄마는 밭일을 돕다가 오디나무 그늘에서 살랑살랑 바람을 맞고, 친구들과 알록달록 숲속 나무 놀이터로 뛰어간다. 아까시나무 이파리로 돌돌 머리를 말고, 밤나무 짱구 삼 형제와 논다. 탱글탱글 앵두나무 열매를 따 먹고, 몽글몽글 살구나무와 함께 엄마를 기다린다. 마중 나간 엄마와 만나 걷는 아홉 살 엄마 양옆으로 미루나무가 사르륵사르륵 소리를 낸다.
이처럼 《엄마와 나무 마을》의 나무는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로 아이들에게 말을 건다. 살랑살랑, 알록달록, 돌돌, 탱글탱글, 몽글몽글, 사르륵사르륵 몸짓과 소리로 살아 있음을 전한다. 이 책은 요즘 아이들에게 생소한 나무의 이름, 나무가 낼 법한 몸짓과 소리의 의태어와 의성어를 가르쳐 준다. 나무 마을에서 아이는 자연을 느끼고 배운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만드는 나무 마을
나의 나무 만나러 가는 길 《나무 컬러링》 별책으로
시소그림책방 그림책 수업 연계
《엄마와 나무 마을》의 결말은 “엄마는 아홉 살의 나무 마을 길을 이제 나와 걷는다”이다. 어린 딸이 엄마와 추억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이 책의 결말을 독후 활동으로 발전시켜 보면 어떨까? 아이와 엄마가 함께 나무 마을을 만들어 보자! 별책 나의 나무 만나러 가는 길 북아트 《나무 컬러링》은 이런 취지에서 기획했다. 그렇게 《엄마와 나무 마을》은 읽는 그림책에서 머무는 게 아닌 독후 활동을 할 수 있게 구성됐다.
본책 속 나무 12를 컬러링 하고, ‘나’를 그려 넣는다. 생각해 보면 항상 나의 곁에는 나무가 있었을 것이다. 나와 나무가 함께 있는 그림을 직접 그리고 마지막 장에 나의 나무 그리기, 나의 나무 이야기를 써 본다.
본책 《엄마와 나무 마을》과 별책 《나무 컬러링》 역시 15년 동안 그림책 활동가로 지내 온 유한순 저자의 아이디어와 노하우로 창작되었다. 감상을 넘어 직접 그림책 활동을 해 보고 싶은 독자는 매해 가을이 무르익어 갈 무렵인 9~10월경 저자가 운영하는 시소그림책방에서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엄마와 나무 마을》 나만의 나무 만나러 가는 길 독후 활동’ 그림책 수업을 놓치지 말자. 아이와 엄마 세대가 공유와 공감을 이룰 수 있는 의미 있는 그림책 활동 수업이 될 것이다. 자세한 일정은 이야기공간과 시소그림책방 인스타그램에 공지할 예정이다.
추천사 계속
★ 엄마의 추억 속 나무 마을이 나의 어릴 적 고향과 너무 닮아서 뭉클했다. 덤덤하면서도 다정한 글과 섬세하고 따뜻한 그림이 조화를 이룬다. 양지윤(《사서의 일》 저자)
★ 어스름 저녁이면, 어디선가 몽실몽실 밥 내가 나던 시절이 생각난다. 개울을 따라 핀 구절초 향기와 어느새 옷에 덕지덕지 묻어 있던 창이자 열매도. 늘 나무 마을에 머물고 있는 내 마음. 위경옥(플로리스트·원예치료사)
★ 자연의 힘과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책! 나무 마을에서 성장한 엄마와 그 이야기를 듣고 자란 딸의 내면은 단단하고도 빛날 것이다. 유정임(그림책놀이소통가)
★ 할머니 집으로 가던 시골길이 떠오른 책. 이제는 내가 아이들에게 할머니의 시골길을 만들어 주고 싶은 바람으로 하루하루 숲을 오르며 텃밭을 일군다. 윤숙희(구립 행복한숲어린이집 원장)
★ 담백한 문장과 포근한 그림들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잠시나마 ‘쉼’이 돼 준다. 잔잔한 한 편의 단편 영화를 보는 듯한 책. 이금휘(한국화가, ‘아트앤디자인 휘핑크림’ 대표)
★ 꽃사과나무와 오디나무, 아까시나무, 살구나무와 함께 엄마의 엄마를 기다리는 아홉 살 엄마의 조그마한 모습이 아련히 떠오른다. 이소희(소설가)
★ 이 시대의 아이들이 이 작품 자체의 정서를 공감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이은아(해아래나무발달센터 센터장)
★ 내가 아는 동네가 배경이라는 말에 더욱 반갑고 정겹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서정적인 그림책. 이주연(‘잘될 거야 책방’ 대표)
★ 나무 하나하나마다 쌓여 있는 추억이 어른이 된 엄마에게 삶의 무게를 오롯이 견딜 수 있는 힘이 된다는 내용이 참으로 포근하다. 마지막 장면에서 딸도 그렇게 자라길 바라는 기대가 느껴진다. 장지연(사동초등학교 교사)
★ 누구에게나 숨구멍이 되는, 나만의 ‘구석’이 있을 것이다. 아홉 살의 내가 그려 내는 달큰함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진지혜(‘스피치는 진지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