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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물소들이 강을 건널 때

흰 물소들이 강을 건널 때

  • 류시경
  • |
  • 북랜드
  • |
  • 2024-05-10 출간
  • |
  • 126페이지
  • |
  • 130 X 210mm
  • |
  • ISBN 979117155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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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흰 물소들이 바지도 걷지 않고/ 검붉은 강물을 건너간다// 소낙비를 맞으며 검은 뿔들을 앞세운/ 그 격렬한 발놀림 속에는/ 보이지 않는 고요가 깃들어 있다// 다리를 감싼 거친 털이/ 세찬 물살을 밀어내고 받아들이고 있다// 몸을 띄우고도 남은 털이나/ 마음에 무거운 돌덩이 짊어진/ 건너면서도 다리가 가볍고 가벼운 그대/ 강을 건너는 속력은 느리지만/ 두 뿔을 줄곧 앞세우고 가라// 옷 한 벌 흰털로 지어진 이승/ 그래도 뒤이어 건너올 누군가를 위해/ 마른 발자국은 남기고 가라” (「흰 물소들이 강을 건널 때」 전문)

표제작을 관통하는 시 정신, 궁극에는 “누군가를 위”한 “마른 발자국”과 같이 하나의 자취이자 흔적을 남기는. 그런 존재이고자 하는 덕성의 대의를 지향하는 시인의 시편들은 먼저 자신에 관한 투철한 성찰에서 출발한다. 현실 속 ’나‘의 타성, 아집, 거짓, 절망, 허상을 회의하고 해부하고 고백- “내 아집의 껍질들도 언젠가는/ 버려진 빨래가 되어/ 텅 빈 옥상에서 흔들릴 것이다”(「버려진 옥상」), “겨우 눈알 하나 입에 넣고서 잘근잘근 … 하루는/ 옷장 안에 나를 다 숨기지 못했다”(「어느 하루의 일상」), “자루에 담긴 구두가 가는 길은 질질 끌려가는 그런 길”(「구두에 하루를 담으며」), “내가 편 가를 부분에 들지 않는다는 걸 아는 뒤꼭지는/ 저들끼리 알아서 살짝 엎드린다”(「가르마를 타며」) “무너지는 산성을 바라보면/ 돌덩이의 일상 또한/ 흘러내리는 일에 있음인가”(「가산산성」)-함으로써 “혼돈의 카오스”와 같은 일상, 관습에 매몰된 존재의 하루하루를 벗어나서 이상세계에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다짐인, “중력에 절대 굴복해선 안 된다고 알아들었지?”(「중력 거스르기」)와 같은 굳건한 의지를 역설하고 있다.

“서 있어도 내가 걸어가도 늘 따라붙는 그림자가 있다// 바닥과 그림자의 간극은/ 아스팔트 위에 깔린 먼지 두께의 거리일 거야/ 그래서 잘 따라온다고 생각되지// 늘 따라붙는 그림자가 밉상스러우면서도/ 측은한 생각이 들어/ 그림자가 달라붙어 못 따라오게/ 덧포장 공사장 아스콘 뿌린 끈적한 노면으로 갔더니/ 그림자가 달라붙어 못 따라오게 들어갔더니/ 신기하다/ 그림자는 끈적한 바닥에 붙어서/ 나오지 못한다// 나는 유유히/ 그림자 없이 걸어가다가/ 약간은 안쓰러워 하늘을 올려다보니/ 먹구름에 천둥이 내려칠 기세였다// 내가 비틀거릴 때/ 그림자도 힘들어 비틀거렸던 하루// 끈적함에 갇힌 그림자의 그림자가/ 난 마냥 안쓰러워졌다” (「간극(間隙), 그림자와 바닥의」 전문)

불쾌한 현실에 안주하는 ‘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시인의 시도는 치열하면서 순직하다. 진실하고 순수한 “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질문과 반성의 시편들에 담긴 사색과 사유가 깊고 맑다. “도망쳐 빠져나간/ 오해의 끝자락에서/ 탐닉했던 나에 대한 그리움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두개골 용량이 닮은 또 다른 나를/ 식성이 달라진 내가 물끄러미 본다”(「또 다른 탐닉」), “실핏줄 속 풍로초 꽃잎/ 털어내려 안간힘을 쓸 바에야/ 그루터기 잔뜩 남길 분홍색 사랑을/ 지그시 감은 눈으로 나 이젠 발견하련다”(「반가사유」),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는/ 오래전 가만히 닿았을 때처럼/ 그저 서로 아득하다”(「물거울, 낮달에 비친」), “너의 순수는/ 도대체 뭐니?// 어둠을 살라먹고/ 토해내는 너의 고백은”(「그래 너였어」), “투명 모세관 줄기 속 또 줄기가 돋고/ 그 줄기 속에는/ 벼랑이라도 기어올라 피우고 싶은/ 꽃의 욕망이 있다”(「바라본다는 것은」), “내가 전에 웃은 그런 웃음을 웃기 위해/ 거울 앞에 서면/ 낯선 웃음이 내 입가를 돌고/ 전혀 다른 나에게 미소를 보내지만// 반사되어 나오는 것은 슬픈 표정/ 나는 또 다른 웃음을 생각해 내어/ 거울 위에 걸어두고 출근해야 한다”(「상실ㆍ1」) 등, 끊임없이 ‘나’에게로 되돌아가는 진솔한 시인의 시선을 투영한 진실한 시의 세계가 펼쳐진다.

그렇다. 이렇게 “소라게는 아직도 꿈을 꾼다” 시인의 시편은 우리가 꿈꾸는 이상의 세계는 신기루처럼 멀리 있지 않다고 노래한다. 바로 여기, 현실 속 ‘나’와‘ ‘너’가 함께하는 세상이 있다. “육지로 오르자 찜통에서 굳고/ 다시 한번 프라이팬의 야유도 견딜 만했다고/ 서로 위로하는 저녁상”(「식탁에서」), “별들은 폐교에 모여 바람을 재우고”(「야유회를 가다」), “가식 없이 수식된 이팝꽃으로 허기를 달래며/ 앞산순환도로를 달리는 오후/ 초여름이 고쟁이 바람으로 달려든다”(「오후의 초여름」), “초침이 절름거리며/ 빈방을 걸어 다닐 오늘 밤에는/ 조간신문이 현관에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어야겠다, 눈뜨고”(「외롭지 않기 위하여」), “이제는 털게의 언어를 알 것 같다/ 왼손잡이의 손가락질은/ 햇볕을 가리지 말라는 뜻이었다는 것을”(「왼손잡이 털게」), “난 이제 열어둔 빗장 서서히 밀어 넣고/ 햇살이 잔 속에서 다시 기어오를 때/ 자리에서 일어서도 살만하다 싶다// 슬금슬금 도망쳐도 살만하다 싶다”(「살만한 오후」) 등, 사랑이 실현된 세상이 보인다. 시인은 “은근하면서도 단호한” 의지의 시편들을 통해 ‘나’의 세계를 사랑으로 창조하는 자아가 현실을 뛰어넘어 꿈을 이루고 그 세계는 새로운 세계, 모두가 자유로운, 이상세계가 된다는 깨달음을 선사한다. 시인의 시편을 통해 우리도 “이제는 납덩이의 중력도/ 부드러운 자유를/ 낙하시킬 수 없다는 것을 배울 때다”(「새털구름」)

“사과 두 개를 위하여, 두 개가 하나를 품기 위하여, 하나는 외롭다는 넋두리를 가르친다. 두 개를 위하여, 늘 그렇듯이 두 개를 위하여, 나란히 걸어가는 모습을 위하여, 낭만을 노래하는 사과를 위하여, 옥상에 펄럭이는 사과를 위하여, 두 개는 두 개를 위하여, 제자리를 지킨다는 두 개를 위하여, 늘 봉긋해질 때까지 빨갛게 펄럭이는 옥상을 위하여, 썩지 않는 사과를 위하여, 오늘 밤도 웃지 않는 미소가 바람에 나부낀다”(「두 개를 위하여」 전문)

“‘현실’과 ‘이상의 세계’가 양립하면서 궁극적으로는 하나가 되는 세계를 꿈꾸는 자아 성찰의 시학”(구석본 시인), 『흰 물소들이 강을 건널 때』, “참나”를 찾아가는 또 하나의 길이 잘 보인다.

목차

自序

1부
두 개를 위하여 / 종다리와 순이 / 버려진 옥상 / 아궁이를 바라보며 / 압축 / 어느 하루의 일상 / 구두를 자루에 담으며 / 짝사랑 회신 / 감꽃의 그늘 / 그대 달려오실래요? / 중력 거스르기 / 4월 / T자형 십자가 / 가르마를 타며 / 가을 단심歌 / 가산산성 / 배신의 배후

2부
섬, 귀여운 / 감 깎기 / 저절로 익어가는 시 / 그리운 소리 / 빗나간 고독 / 대게가 온다 / 섬, 은행나무 생각 / 간극(間隙), 그림자와 바닥의 / 꿈 / 너에게로 / 대구역 / 도다리 생각 / 동행, 서글픔에 대하여 / 흰 물소들이 강을 건널 때 / 또 다른 탐닉 / 반가사유 / 물거울, 낮달 비친

3부
그래 너였어 / 바라본다는 것은 / 바람의 소실점 / 밤을 새우며 / 눈물 / 봄의 실수 / 비틀거리는 가을을 운동화 속에 / 사랑 방식 / 빗자루의 오후 / 사서 교사의 하루 / 사진 한 장 / 살만한 오후 / 상실ㆍ1 / 새털구름 / 생각을 유인하는 중 / 소라게 행렬 / 식탁에서

4부
엄마, 나 많이 아프다 / 아나키스트에 대하여 / 아름다운 이별 / 아버지 가방에 갇혀 / 야유회를 가다 / 어떤 주장 / 아전인수 / 어린 지렁이의 잠 / 여름아, 환장할 여름아 / 연못 /
오만 원과 보청기 / 오후의 초여름 / 외롭지 않기 위하여 / 왼손잡이 털게 / 우리 진화해요 / 우리들의 잔상 / 우박의 꿈

│해설│이상세계를 향하는 자아성찰의 시학_ 구석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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