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희 시인은 혜암아동문학교실 20기를 수료했습니다. 《수필시대》 《아동문학세상》으로 등단을 하고 E-book으로 『아픔이 축복이 된 나의 삶』 『다시 사는 인생 2~6』을 출간했습니다. OCU디지털 비지니스학과 온라인소핑몰 학사, OCU사회복지학 학사이고 대구문인협회, 영남수필문학회, 대구수필가협회(이사), 에세이 아카데미, 경북아동문학회 등에서 문학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문학 주변 상식이 풍부합니다. 다시 혜암아동문학교실에서 공부한 것을 보면 학구열이 대단한 분입니다. 그 의욕이 어린이들에게 꿈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이 동시집의 특징은 작품 소재를 자연이나 사물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취재했습니다.
감나무가 텅 빈 하늘에
붉은 등 하나
밝힐 수 있는 것은
고욤나무 가지에 싹 틔우고
잎사귀에 까치 길 내고
해 뜨면 꽃 피고
서리 맞으면 잎 지는 걸
그때그때
잘 해냈기 때문이지
그랬기 때문이지
- 「때문이지」 전문
감나무가 가을에 붉은 감을 달고 있는 것을 텅 빈 하늘에 붉은 등을 밝혔다고 했습니다. 시적 화자는 감이 열린 것을 예사로 보지 않았습니다. 텅 빈 하늘을 밝힐 수 있는 등은 감나무가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창조물입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한 감나무가 대단한 것이지요. 감나무가 이런 대단한 일을 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고욤나무 가지에 싹 틔우고/잎사귀에 까치 길 내고//해 뜨면 꽃 피고/서리 맞으면 잎 지는 걸” 날마다 달마다 해마다 오랜 세월 동안 한 때도 쉬지 않고 “그때그때/잘 해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삶을 돌아보면 처음 시작할 때는 좋았는데 날이 갈수록 관심이 적어져서 그때그때 할 일을 제대로 안 하게 됩니다. 그런데 감나무는 오랜 세월 “그때그때/잘 해냈기 때문”에 텅 빈 하늘을 밝힐 수 있는 등을 달았습니다.
보스톤에 사는 사촌형
서울 할머니
대구에 사는 나
페이스 톡으로 만나
2023년 12월 31일 11시 59분
카운트다운 시작
5, 4, 3, 2, 1
와!
짝짝짝!
우리는 지구별 동지
- 「새해맞이」 전문
50년쯤 전이라면 한 집에 살 식구들인데 지금은 지구의 반대쪽에 떨어져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 안에 살아도 할머니는 서울에 화자는 대구에 살고 있습니다. 서로 떨어져 살면서도 페이스 톡으로 한날한시, 즉 2024년 1월 1일 0시에 만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지구별 동지”라고 했습니다. 지구별이라고 하면 우주가 연상이 됩니다. 삶의 폭을 넓게 본 생각입니다. 시적 화자는 상상의 폭이 크다는 느낌이 듭니다. 새해맞이를 페이스 톡으로 지구 반대쪽과 만나는 일은 모든 사람이 다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조금 앞선 사람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독자 중에는 이미 새해맞이나 생일 또는 명절에 페이스 톡으로 가족을 만난 체험이 있어서 그때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시를 읽고 나서 자기도 한번 해보려고 시도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시는 새로운 삶의 신선한 모습입니다.
-최춘해 시인 해설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