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해마다 수능일이 가까워지면 전국의 큰 절마다 ‘수능 백일기도’ 플래카드가 붙는다. 수능 전날까지 백일 간 매일 기도하며 자녀의 수능시험 결과가 잘 나오길 기원하는 것이다. 그뿐일까? 각 절의 달력을 보면 각종 기도 일정으로 빽빽하다. 해마다 한 번씩 진행되는 정초기도, 삼재기도, 백중기도, 동지기도, 오백대재와 생전예수재에 달마다 올리는 신중기도, 관음기도, 칠성기도, 지장기도. 여기에 스님들이 매일 지키는 새벽예불과 저녁예불, 사시불공까지 더하면 절의 하루하루가 기도로 시작해 기도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다양한 기도가 존재할까? 각각의 기도는 누구에게, 무엇을 비는 것일까? 불교의 기도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도와 무엇이 다를까? 절에서 하는 기도의 방법과 순서는 어떨까? 무엇보다도 가장 근본적으로, 왜 기도할까? 이러한 의문들에 명쾌한 답안을 주고자 증심사 주지 중현 스님이 펜을 들었다.
불안하고 마음을 다잡을 수 없을 때,
괴로움의 바다를 헤쳐가는 나를 위한 처방
중현 스님의 말에 따르면 “불교의 수행은 마음을 훈련하는 것이다. 체력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헬스장에서 체력을 단련하듯, 마음을 단련하기 위해서는 매일 수행을 해야 한다. 수행이란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훈련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 크고 작은 근심 걱정으로 고통받고 흔들리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이렇게 고해를 헤엄치는 마음을 다잡아 오직 현재에 머무르며 괴로움의 근원을 직시하는 수행을 해야만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나간 과거는 후회스럽고, 미래는 불안해 갖가지 생각으로 가득 찬 마음을 잠재워 고요한 상태와 느낌을 간직해야 한다. 이렇게 침묵한 상태를 신중하게 관찰하다 보면 ‘나’와 ‘나의 고통’에서 벗어나 세상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내게 다가온다. 이 모든 과정을 먼저 실행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수행의 한 방법이 바로 불교의 기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