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정의가 뭐라고 생각해?
처음 만난 사람이 아니라, 평생 잊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내 첫사랑은 너인 것 같아.”
마치 서로를 만나기 위해 살아온 것 같은, 인생에 다시없을 상대와 연애를 시작해 본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운명적인 상대와 서툰 마찰 끝에 연애를 끝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떠올려봤을 질문. “우린 너무 일찍 만난 게 아닐까? 조금 더 어른이 되어서 다시 만나면, 우린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나의 X 오답노트》에는 대학교 신입생 때 처음 만나 둘도 없는 ‘소울 메이트’가 된 바나와 지안이 친구와 연인 사이를 넘나들고 사랑하다 끝끝내 헤어지는 이야기가 담겼다. 그러나 첫사랑이 대체로 그러하듯, 모든 걸 쏟아부었던 관계는 단순히 이별한다고 끝나지 않는다. 서른이 가까워져 오는 어느 겨울, 바나는 미지근했던 연애를 끝내고 첫사랑 지안을 떠올린다. 바나의 연락으로 재회한 두 사람은 대학 시절 기억의 조각을 함께 맞추며 ‘다시 만나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질문의 답을 찾아 나선다. 친구도 해봤고 연인도 해봤고 X도 해본 두 사람의 새로운 모험은 이제 어디로 향할까?
사랑하는 사람의 한마디에 무슨 일이든 헤쳐나갈 용기를 얻기도, 세상이 끝난 듯 무너지기도 했던 연애의 순간들. 여전히 마음속에 살아 숨 쉬는 기억을 소중히 간직한 독자라면 《나의 X 오답노트》를 읽는 동안 지나간 사랑을 반추하게 될 것이다.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사랑하던 그 시절
우리 모두는 바나이자 지안이었다
잘생기고 쿨하고 어딜 봐도 완벽한 인기남이지만 내 앞에 서면 조바심을 내고 불안해하는 ‘남자 사람 친구’ 한지안. 대화가 잘 통하고 재밌고 편안하지만 이따금 강렬한 한 방으로 혼을 쏙 빼놓는 통통 튀는 ‘여자 사람 친구’ 김바나. 대학교 로망의 총집합 같은, 설레는 설정을 다 모아놓은 청춘 로맨스가 이상하게 쓰고 현실적이다. 그 까닭은 아마도 저자가 《나의 X 오답노트》에서 평범한 우리들의 연애를 발견할 수 있도록 입체적인 인물과 심리 묘사, 장면과 대화를 구성해 내기 때문일 것이다.
《나의 X 오답노트》는 ‘그냥 친구 사이’라고 주장하지만 결코 ‘그냥 친구’가 될 수 없는 이성 친구 사이의 미묘한 긴장감과,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힘든 감정의 시시콜콜한 움직임을 마치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끈질기고 섬세하게 따라간다. 또한 바나와 지안 주변으로 다양한 유형의 대학 동기들을 선보이며 서로 친구가 되기도 연적이 되기도 하는 시트콤과 같은 캠퍼스 생활을 연출한다. 이뤄질 듯 이뤄지지 않는 바나와 지안의 술래잡기를 통해 저자는 ‘연애’의 시간 속에서 누구나 한 번쯤 지나쳐본 보편적인 경험과 기억들을 섬세하게 펼쳐 보인다.
인정하기 싫지만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도저히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구질구질한 속내와 티키타카 넘치는 대화 속으로,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음식과 대학가 풍경 속으로, 무엇보다 사랑의 생생한 감각과 20대의 달콤쌉쌀한 싱그러움 속으로 독자를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