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한 자기 계발 문화의 근원을 진단하고
기술과 조화를 이룬 좋은 삶에 관한 대안을 제시한다.”
-찰스 에스(『디지털 미디어 윤리』의 저자)
“기술로 분석되고 설명되는 자아를 벗어나는 데 필요한 길잡이.”
-앤드루 핀버그(『기술을 의심한다』, 『테크노시스템』의 저자)
경쟁과 강박에서 벗어나
기술과 공존하는 새로운 서사 만들기
능력을 계발하고 인격을 수양하며 더 나은 ‘나’가 되고자 하는 바람은 인류 문명만큼이나 오래되었다. 그러나 자기 계발에 대한 노력은 나르시시즘과 완벽주의와 결합하면서 ‘죽도록 자기를 계발하는’ 고된 시련이 되어 버렸다. 이 책은 유해한 자기 계발 문화를 형성한 근원을 진단하기 위해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하여 스토아 철학, 기독교 전통, 루소와 근대 인문주의, 실존주의까지 자기 관리와 자기 수양 문화의 뿌리가 되는 사상들을 탐구하고, 그 영향으로 자아에 대한 집착이 만연해진 사회를 파헤친다. 또 현대 자본주의 경제와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심화된 자기 착취의 양상을 분석하여 감시 자본주의와 건강(wellness) 산업, 데이터 경제하에서 자기 계발이 상품과 서비스를 넘어 개인 정보와 데이터까지 상업화하는 데 활용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기술의 역할과 새로운 가능성은 특히 5장 이후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진다. AI, 빅데이터, 머신러닝, 소셜 미디어 등 강력한 기술 도구들은 자기 계발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디지털 기기는 건강, 외모, 커리어, 인간관계, 나아가 인성과 노력까지도 수치화한다. 소셜 미디어에서 사람들은 자기 계발 과정과 성패를 중계하고 고백하고 또 비교한다. 주목할 점은 기술을 통해서만 파악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지식이 생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심장 박동 수를 체크해 주는 기기와 함께 달리는 것은 기존의 달리기와 다른 것일까? 이처럼 기술은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과 관계 맺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방식을 제공한다. 고대 철학자들이 추구한 자기 계발은 이상적인(완전한) 인간상에 도달하기 위한 자기 수양이었으나 최근의 기술 발달은 우리가 완성하려는 인간의 모습 그 자체를 바꾸고 있다.
그렇다면 자기 계발은 영원히 성취할 수 없는 몸부림이 되었는가?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러다이트는 기술이 이미 깊숙이 침투한 현대인의 노동과 삶의 방식을 고려할 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코켈버그는 기술을 배척하지 않고 자기 계발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자아와 사회에 대한 이해가 변해야 하며, 여기에 기술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기술은 인간의 자기 계발을 더욱 고양시킬까, 아니면 자기 계발의 여지를 없애 버릴까? 즉 ‘자기 계발의 끝은 어디일까?’ 이 물음은 결국 인간과 인간됨에 대한 탐구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