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상한 게 아니라, 호르몬 때문이야!
우리 몸의 기능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큰 두 개의 축은 ‘신경계’와 ‘내분비계’이다. 신경계는 인접한 두 신경세포가 연결된 시냅스를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데 비해, 내분비계는 호르몬을 통해 신호를 전달한다.
호르몬은 간, 신장, 위, 소장, 갑상샘, 뇌하수체 등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져 혈액 속으로 들어가 우리 몸을 돌고 돌면서 작용한다. 호르몬은 우리 몸에 매우 강력한 작용을 하지만 그 양은 무척이나 적다. 최초로 호르몬의 양을 정확히 측정한 사람은 1977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로절린 얠로와 솔로몬 버슨이다. 이들에 따르면 혈액 1㎖당 10-12g 정도가 존재한다고 한다.
청소년들은 키에 관심이 아주 많은데, 키가 자라는 것도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물론 유전적 요인도 있지만 성장호르몬이 결핍되면 키가 크지 못한다.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성장호르몬의 자극을 받아 간에서 만들어지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호르몬이 있어야 한다.
가장 널리 알려지고 대표적인 호르몬은 인슐린이다. 인슐린은 당뇨병 치료제이기도 한데, 인슐린이 발견되기 전까지 당뇨병 진단은 곧 사형선고나 다름없을 정도로 무서운 병이었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호르몬인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제1형 당뇨병) 생기기도 하고, 인슐린에 대한 세포 반응성이 떨어져서(제2형 당뇨병) 발생하기도 한다. 인슐린은 캐나다의 정형외과 의사였던 프레더릭 밴팅이 발견해 최연소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호르몬은 비만과도 관련이 크다. 인슐린, 렙틴, 그렐린 등의 호르몬은 상호작용을 통해 음식섭취를 조절한다. 호르몬은 배가 부르면 ‘그만 먹어야겠다’는 신호를 시상하부로 보내는데, 렙틴 저항성이 생기면 음식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없다.
최근 관심을 받고 있는 갑상샘은 갑상샘호르몬을 만드는 곳이다.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무겁고 기력이 없어지며 추위에 약해진다. 반대로 갑상샘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더위를 못 참고 심장이 빨리 뛰는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대표적인 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여성), 테스토스테론(남성)은 여자를 여자답게, 남자를 남자답게 만든다. 에스트로겐은 늘 일정하게 분비되는 것이 아니라 생리주기를 따라 증가하거나 감소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단백질 대사를 조절해 근육을 단련하는 중요한 호르몬이다. 특히 청소년 시기에는 신체가 급격히 변화하면서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경우가 많은데, 이 역시 호르몬의 변화가 가져온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