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광기가 빚어낸 파멸적인 사랑과 진실에 관한 이야기 =
「전지적 감시자 시점」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에서는 연쇄살인과 뒤틀린 집착이 연이어 이어지는데, 그것들은 역설적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서술자인 최시아는 거짓을 진실로 포장하고 쓰레기 같은 기사를 쓰는 기자 생활에 진절머리를 느끼지만, 어쩔 수 없이 순응하며 지내던 중 멋진 남자를 만나면서 다른 삶을 꿈꾼다. 나은주는 남편에게 배신당하고 친정엄마까지 잃은 뒤 하나뿐인 아들을 잘 키우기 위해 온 삶을 바친다. 최시아의 꿈은 점점 그 남자가 아니면 안 된다는 집착으로 변하고, 나은주의 사랑은 자식의 불행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광기로 변질된다. 두 사람의 사랑은 그 대상만 다를 뿐 너무나 닮았다. 그리고 현대인의 사랑도 대부분 이 둘의 사랑과 그리 다르지 않다.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폭력인지 모른 채 집착과 소유를 사랑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소설은 진실에 관한 이야기다. 소설에서는 온갖 가면과 왜곡으로 인해 모든 게 애매모호하지만, 그로 인해 진실의 소중함이 각인된다. 언론은 진실을 알리는 것이 사명이지만, 대중의 관심을 위해 자극적인 기사로 인터넷을 도배한다. 결국 거짓이 진실의 자리를 차지하고 진실은 거짓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소중하게 키운 아들이 연쇄살인을 저지르고 자살하자 그 엄마는 비극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인터뷰에 임하지만, 초지일관 진실보다는 그럴듯한 자기변명을 찾기에 바쁘다. 마침내 마주한 진실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 우리는 진실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정작 진실을 만나면 외면하며, 때로는 화를 낸다. 진실은 그만큼 감당하기 버겁고 고통스럽다. 자기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외면하는 기자 최시아, 자기변명을 위해 거짓의 가면을 쓰는 엄마 나은주는 바로 ‘탈진실 시대’의 적나라한 자화상이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면 위대하고 아름답다. 그러나 사랑의 가면을 쓴 집착과 진실의 가면을 쓴 거짓이 만나면 그 결과는 파멸뿐이다. 우리들은 어떤가? 우리는 참되게 사랑하고,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는가? 아니면 집착과 거짓을 사랑과 진실이라 믿고서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는가? 어쩌면 우리는 진실과 사랑의 무게를 감당할 준비가 안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최시아가 마지막에 마주한 현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