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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 옥구슬 민나

림 옥구슬 민나

  • 김여름
  • |
  • 열림원
  • |
  • 2024-04-29 출간
  • |
  • 200페이지
  • |
  • 130 X 215mm
  • |
  • ISBN 979117040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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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또, 작아짐은 사라짐과 달라.
아무리 작은 것도 없는 것과 달라.
그러니 안심하고 어디로든 가.

그러자 개가 날개를 펼친다.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 세 번째!
“희고 작고 둥근 알”처럼 무한한 의미로
미끄러지는 존재들, 여섯 가지 미완의 이야기

‘림LIM 젊은 작가 소설집’은 여기, 젊은 작가들의 신작을 모아 일 년에 두 권 선보인다. ‘-림LIM’은 ‘숲’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이자 이전에 없던 명사다. 1호 『림: 쿠쉬룩』(천선란 외 6인), 2호 『림: 초 단위의 동물』(서이제 외 6인)에 이어, 문학웹진 LIM에 연재하며 사랑받은 여섯 편의 신작을 세 번째로 모았다.

『림: 옥구슬 민나』는 김여름, 라유경, 서고운, 성혜령, 예소연, 현호정 작가와 김다솔 문학평론가가 함께한다. 영영 다다를 수 없는 미래를 향해 “전심전력”으로 미끄러지는 이들의 이야기. 그 길목에서 마주친 서로를 거듭 잃어버리고, 또다시 손을 뻗기를 반복하는 마음으로 하염없이 재구성되는 세계(들).
여섯 편의 이야기가 드러내는 “유일한 질서란 그저 그들이 행위함으로써 끊이지 않는 변화, 오직 그것”(김다솔, 작품 해설 중에서)이다. 취약한 생활의 자리와 희뿌옇게 처리되어온 몸을 가시화하는 이 새로운 운동 위에서, 끊임없이 희미해지던 우리는 비로소 “있는 그대로 가질 수 있는 몫”을 나눠 갖게 될 것이다.

나의 장례미사가 있는 날이다.
여름 오후의 빛과 스테인드글라스.
직각의 빛은 하나의 울타리처럼 보인다.
- 김여름 「공중산책」

죽음 이후, 다만 흐르는 풍경처럼 스스로 속해 있던 “세계를 관조해보기로” 한 ‘나.’ 이 산책에서 “어떤 삶은 죽은 것과 같고 어떤 죽음은 살아 있는 것과 같다.” 일상 언저리를 배회할 때. 일부였던 무언가를 두고 온 것 같을 때. “내가 이 세계와 유리된 사람처럼 느껴질 때”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상실의 감각을 통과할 수 있을까. ‘내’가 종로 거리를 지나 향한 곳은 귀신들의 “문화센터”와 같은 예술대학 캠퍼스. 이곳에서 ‘나’는 “인간의 내밀한 어떤 것”을, “어쩐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행위들을, 그리고 ‘루’와의 기억을 다시 목격한다. “잊힌 존재의 흔적을 세계에 정교하게 아로새기는 일이 곧 지금 이곳을 다르게 쓰는 예술의 힘이자 자신 역시 증명하는 길이라고 믿으며”(작품 해설 중에서) 되짚어 나가는 비선형적 삶의 기록.

옆자리에 있던 언니가 녹았다.
촛농이 불에 녹듯 앉아 있는 자세 그대로
액체로 녹아 원목 의자에 흘러내렸다.
- 라유경 「블러링」

어느 날 서울의 거리에서 “사람이 순식간에 녹는 현상”이 일어났다. 두려움과 우려를 표하던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아 이 일을 놀랍도록 망각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근거 없는 목격담만이 돌아다닐 뿐. ‘나(유정)’는 공유 오피스에서 녹아버린 ‘언니(미정)’의 유일한 목격자다. 가족도 소속도 없이 불안정한 프리랜서로 일해온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동료이자 남은 삶을 함께 꾸려갈 존재로 어느 날 다가왔던 ‘언니’는 이제 “한 사람이 녹아내린 양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허무함이 밀려”들 만큼 적은 양의 맑은 액체가 되어 텀블러 안에 담겨 있다. 3년이 넘도록 액체를 돌본 ‘나’는 가만히 속삭인다. “언니, 이제 언니를 보내줄 때가 온 것 같아.” 서로를 책임지고 싶은 얼굴들, 그 얼굴들을 자꾸만 희뿌옇게 지워내는 마음들에 대하여.

왜 나의 지구는 맨날 망할까.
순지는 드디어 궁금해졌다. 한 달쯤 전부터
순지의 꿈속에서 지구는 각양각색으로 망해갔다.
- 서고운 「정글의 이름은 토베이」

“새롭고 넓은 미래”를 판매하는 유학업체 전화 상담사로 일하는 ‘순지’는 타인과 대화할 때마다 숨이 차고, 번번이 송구하거나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된다. 실적도 월급도 생활도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방바닥에 누워 천장을 올려다보면 축축하게 퍼져가는 곰팡이뿐. 유일한 희망으로 몇 개월째 상담을 반복하던 ‘토베이 아줌마’도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그러던 어느 날 ‘순지’는 위층에서 넝쿨에 물을 줄 때마다 자신의 방이 물바다가 되는 것을 견디다 못해 ‘306호 여자’를 찾아가 문을 두드리는데. 언제나 끈덕이는 현실에서 손끝을 “일 센티미터만 더” 뻗어보는 미세한 움직임, 이미 무성한 속에서도 “풀을 베기보단 그 옆에 또 심기를”(작가 노트 중에서) 선택하는 안간힘 끝에. 우리는 희끗하게 반짝이는 풀 조각처럼 “현실을 외면하고 싶을 때마다 만져지는 타자의 물성”(작품 해설 중에서)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저도 들은 얘기지만, 힘들 땐 물을 보면 좋대요.
이런 더러운 물 말고요. 강이나 바다 같은.”
“그런 말을 믿어요?”
- 성혜령 「대체 근무」

연구실 폭발 사고로 인한 화재, 지도교수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단강’은 석사 과정을 휴학하고 소도시의 지방정부 산하기관에서 ‘행정보조’로 일하게 된다. 그의 자리는 육아휴직 대체 근무인 1년 단기 계약직. 당분간이나마 “주름이 매끄럽게 정돈된 삶. 보풀이 인 옷은 버리고 새 옷을 살 수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다는 “착각”에 적응해가던 무렵, 육아휴직을 조기 종료한 전임자 ‘임 주임’의 복직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는다. ‘임 주임’이 “무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온 ‘단강’은 그의 복직으로 인해 자리에서 밀려날 것을 불안해하면서도, 여전히 모든 업무를 도맡아야 하는 상황에 그를 내심 비난하고. “사실상 하나의 장치에”(작품 해설 중에서) 불과한 산업사회의 ‘안전 관리’ 시스템과 까맣게 고인 물 앞에서, 이들은 서로를 마주한다.

오류가 오류를 만난 셈이지만
다른 말로 하면 그게 바로 시작이니까.
- 예소연 「통신광장」

영화 〈접속〉(1997)을 모티프로 시작하는 이야기. ‘나(해피엔드)’와 ‘여인2’는 96년도에 개설된 ‘유니텔’ 통신광장 서비스에 남아 있던 서로를 우연히 발견하고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이들의 만남은 “닫힌회로에 전류가 흐르듯” “분절되고 굴절되며 끊어지고 이어”진다. 숙박사이트의 모바일 상담원으로 재택근무를 하며 밖에 거의 나가지 않고 “지하철을 타는 것조차 오랜만”인 ‘나’는 ‘여인 2’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다. 그리고 커다란 등받이 침대 위에서 모니터의 푸른빛을 바라보고 있는 창백한 ‘여인 2(민영)’과 오랜 시간 함께 살아온 연인 ‘여자’를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데. “정말 우리가 불규칙한 회로를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간신히 서로를 더듬는 존재”(작가 노트에서)라면.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서 자신의 몸을 열면서 기꺼이 불안정한 오류적 존재가 되어 타자와 닿기를 택한 이들의”(작품 해설 중에서) 이야기가 사방으로 펼쳐진다.

내가 말하지 않느냐, 새라고.
그는 붉은 새로 왔느니라. 먼 데서 열매를 물고-
- 현호정 「옥구슬 민나」

‘부루새’의 도약 이후, “거꾸로 흐르는 원천강본풀이”이자 현호정의 애틋하고 가뿐한 창세기. ‘민나’가 우연히 닿은 존재들의 이름을 부르고, 묻고 답하고, 서로 연결되고 연결하는 동안 이 세계는 무수히 이루어진다.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자 신적 존재로 불리는 ‘민나’는 “완전하고 절대적인 실체로서의 신이 아니라, 다른 이들과 함께 구성한 상상력으로 세계를 거듭 창조 중인 이야기꾼에 가깝다.”(작품 해설 중에서) 서로에게 손을 내밀어 구슬을 물려 주고, 물고 있던 구슬을 다시 두 손으로 받아내는 우리 중 “누구든 현재의 자신과 관련 없이 민나임을” 이해한다면. 이 세계의 가장 연약하고 겹겹이 두터운 단면을 벗겨내는 목소리, 밀알을 수확하고 구슬을 엮듯 끊이지 않고 풀어나가는 삶의 기원에 대한 선율.

“유일한 질서란 그저 그들이 행위함으로써
끊이지 않는 변화, 오직 그것이다.”

『림: 옥구슬 민나』 속 여섯 편은 “녹아내리고 멀어지는 몸을 향해 손을 뻗고, 뒤틀리고 오염된 몸으로 고통에 공감하는” 이들의 이야기이자 “갇힌 인간의 운명을 간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미완의 기록을 새기려는 전심전력들”(작품 해설 중에서)의 움직임이다. 여기에서 마주친 우리는 서로의 어떤 다름도 특별함도 ‘죄’나 ‘벌’이 아니라 “하나의 창조적 근원”이자 있는 그대로의 “삶 그 자체”가 될 수 있음을 안다.
김다솔 문학평론가가 인용하듯 “희고 작고 둥근 알”처럼 무한한 의미로 끝없이 미끄러지는 이 소설집은 작아져도 사라지지 않는 존재감으로, 잃어버렸으나 돌아오는 인연처럼, 우리에게 영영 손을 내밀 것이다.
그리하여 “꼭 다물지 않은 ‘열려 있음’으로” 같이 넘어가자고.

목차

김여름 · 공중산책
라유경 · 블러링
서고운 · 정글의 이름은 토베이
성혜령 · 대체 근무
예소연 · 통신광장
현호정 · 옥구슬 민나

작품 해설 | 김다솔 · 이형異形을 어루만지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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