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알콩이의 시선으로 전하는 메시지
‘우리는 그렇게 이웃이 된다’
《평창빌라 반달이 관찰기》는 김윤이 작가가 직접 보고 그린 실제 이야기입니다. 실제 주인공인 알콩이와 반달이가 서로 마주보며 앉아 있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 이 이야기의 씨앗이 되었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사라진 반달이 가족을 발견하곤 돌아와서 밥 먹으라고 말을 건넸더니 정말로 다음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마치 말을 알아들은 것처럼요.
이렇듯 한 편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 그림책은 낮은 곳에 사는 작고 연약한 존재들을 따뜻이 어루만져 주고 살갑게 감싸 줍니다. 우리가 미처 모르고 지나쳤거나, 또는 알고 있었지만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던 생명들을 다시 돌아보게 해 줍니다.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다르지만 다르지 않아요”라는 본문 속 문장처럼 고양이와 강아지가 다르지 않고, 길고양이와 반려묘가 다르지 않고,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려 줍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누구나 처음엔 서로를 낯설고 불편하게 느낄 수 있지만 관심을 주고,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노력하다 보면 친구가 되기도 합니다. 반달이가 마음을 열면서 털색이 알콩이와 비슷하게 바뀌는 것처럼 말이죠. 서로가 서로에게 물들어 가고, 그렇게 우리는 ‘이웃’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걸 알게 되지요. 어린이들이 작고 낮은 생명들과 가까워지는 계절, 이 책이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해 줄 것입니다.
수채화와 콜라주로 그려낸
싱그럽고 순수한 평창빌라의 사계절
김윤이 작가는 모든 작품을 수작업으로 그리는 작가로, 특히 《순천만》과 《북한산 초록》은 광활한 자연의 절경을 생생하고 아름답게 담아낸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책도 수채화를 비롯하여 수채 색연필, 색연필, 각종 펜과 연필 등을 사용하여 모두 수작업으로 그렸습니다. 기존에는 주로 풍경이 돋보이는 그림이었다면, 이번에는 캐릭터가 두드러지면서 좀 더 자유로운 드로잉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그림을 선보입니다. 수작업이 주는 깊이감과 새로운 그림 분위기는 독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겨울에서 시작해서 봄, 여름, 가을을 지나 다시 겨울로 돌아오는 평창빌라의 다양한 모습을 작가만의 편안한 그림체와 청량한 색감으로 담아냈습니다. 특히 초록빛이 가득한 여름 풍경은 맑고 싱그러운 기분을 전해 줍니다. 이 그림책의 감상 포인트는 반달이 색이 점차 변하는 것인데, 이 과정을 한눈에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반달이만 따로 한지 콜라주 작업을 했습니다. 반달이가 낯선 존재이자 관찰의 대상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후반부로 가면서 알콩이와 비슷한 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