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보다 더 내 것 같은 언어를 갖기 위하여
스스로 느낀 바를 다른 사람에게 전할 때, 아는 단어와 표현을 총동원해서 설명하는데도 녹록지 않았던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겁니다. 직접 느끼고 경험했는데 왜 당사자인 내가 말로 잘 전하지 못할까, 생생하게 표현하지 못할까 싶을 때가 있지요. 양자오 선생은 바로 이때 시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우리 마음속 느낌과 경험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잘 알지도 못하는 어떤 시인의 언어이고, 우리가 시를 읽으면 그 언어는 마음속 어딘가에 남아 신비한 방식으로 우리의 언어가 된다고 말이지요. 그러므로 시 읽기는 어느 날 문득 떠오를 ‘내 것보다 더 내 것 같은 언어’를 획득하는 탁월한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삶에서 시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시라고 하면 마냥 어렵게만 느끼는 독자가 많습니다. 모호하고 난해한 시어에 가로막혀 금세 포기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시를 즐겨 찾는 모습을 보며 한번은 읽어 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 벼르고도 있지요. 시의 세계에 아직 들어서지 못했지만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독자에게, 왜들 그렇게 시에 열광하는지 궁금한 독자에게 ‘교양’으로서 시에 접근해 보기를 제안합니다. ‘문학’이 멀게 느껴진다면 문화와 지식으로서 시를 읽어 보면 어떻겠냐고요.
동서고금의 텍스트를 종횡무진하며 읽어 내는 탁월한 해설자 양자오 선생이 이번에는 시 세계를 안내합니다. 시의 언어는 왜 그렇게 모호한지, 시는 왜 오해를 자처하는지, 무엇이 시고 무엇이 시가 아닌지, 시인은 타고나는지, 시를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등 시를 둘러싼 유구한 질문에 자신의 경험과 공부를 토대로 친절히 답합니다. 시가 던지는 답 없는 질문과 낯선 언어가 주는 위안과 독특한 감동을 설명하고, 우리가 일상에서 ‘시적 순간’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지 짚어 내지요. 선생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시에 대체 무엇이 있어서 수많은 사람들이 시를 사랑하며 꾸준히 즐겨 찾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시가 가진 매력을 느끼고 시 세계에 빠져 볼 수도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