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할 수 없는 의료계의 현실
“그동안 내가 만나 온 수많은 선배와 동료 의사들은 스스로의 삶을 일에 그야말로 ‘갈아 넣고’ 있었다. 우리는 슈퍼맨처럼 잠을 이겨낼 수 있는 사람, 지치지 않고 무한히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결국 남는 것은 번아웃과 아픈 몸이다. 이런 파국을 미연에 방지하고, 우리가 전문가로서 지속가능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중용의 균형점과 그곳에서 너무 멀리까지 표류하지 않기 위한 닻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책은, 건강한 전문가로서 삶에 꼭 필요한 바로 이 균형점과 닻을 만들어놓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긴급외상센터나 응급실뿐만 아니라 많은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진의 이탈과 번아웃은 이제 해결을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료 체계의 위기는 국민건강에 직결되어 있기에 의사들의 겪는 심리적 위기를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코칭은 심리상담이나 멘토링 등과는 구분되는 영역으로 의료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스킬인데, 최근 대형병원 및 의대생 교육에도 활용되기 시작하였고 코칭계에서도 의료분야 진출을 적극 모색 중이다. 그동안 의료계 코칭과 관련된 문헌이나 책자가 거의 없어 아쉬움이 크던 중 이번에 출간되는 《잘나가는 의사의 비밀》을 의사들의 자기성찰과 전문 코치들을 위한 가이드로 제시하며 의대생들을 위한 교육자료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
왜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할까?
“매일 당신은 오토파일럿 상태로 세상으로 나간다. 커피를 마시고, 복잡한 관계를 살피고, 상담을 하고, 진단을 내리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 중 일부는 즉각적이고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이러한 일들을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면, 어떤 일들은 매우 중요한 일이지만 알아차리기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일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는가? 당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
여느 직장인처럼 의사들조차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의 반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따라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발견하고 믿는 것에 도전한다면 삶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해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강력한 닻(anchor)을 갖게 된다. 그러면 자동 조종장치(autopilot)의 삶을 벗어나 목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결국 나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좋든 나쁘든 자신의 목표, 신념, 가치는 대체로 무의식이고 지속적인 피드백 루프를 통해 주의와 인식에 영향을 미친다. 내면세계를 얼마나 잘 아느냐에 따라 스스로를 돕거나 제한할 수 있다. 자기를 더 잘 알수록 자신의 필요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해 균형을 유지하고 잘 살 수 있도록 이끌 수 있다.
왜 의료에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이 중요한가?
“환자로서 의료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모두 고쳐야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의사에게 심리적 확신이나 안정을 원하는 것일지라도, 그들은 환자이기 때문에 상처받기 쉽다. 의사로서의 당신의 역할은 그들을 돕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도 알다시피, 항상 그들이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와의 모든 상호작용은 정서적인 면이 포함된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을 때 오로지 의사의 입만 바라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의사들은 질병 상황, 가능한 치료법, 그리고 건강 시스템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과 역할 때문에 결정권을 쥐고 있다. 따라서 환자의 이야기와 문제를 이해하고, 정보를 공유하고, 그들의 질문과 감정에 반응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환자들을 안내하는 능력은 모두 의사의 의사소통 능력에 달려 있다.
다른 사람들이 격렬한 감정과 혼란을 느끼는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능력은 의학적 치료과정의 일부다.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오히려 환자들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있다. 이것은 매우 힘든 일이며, 의사에게 항상 요구되는 역할이다. 어떻게 소통하고 반응하는지는 의사 자신의 웰빙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환자에게도 중요하다.
잘나가는 의사의 비밀
“의사로서 삶의 여정의 어디에서든 균형을 이루고 싶다면 시소의 양쪽 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잘나가는 삶은 삶의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으로, 좋고 긍정적이고 쉬운 것만 갖는 것이 아니다. 자신감, 인내, 사랑으로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기술과 자원을 갖추
는 것이다. 오랫동안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의 삶에서 충분히 권한이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당신에게 어느 정도가 충분한가 하는 것이 당신의 만족 수준을 결정한다. 완벽보다는 탁월함을 추구하고 당신을 도울 훌륭한 코치를 찾으라.”
우리 사회는 성공 신화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로 인한 번아웃과 위기는 무시하기 일쑤다. 그러나 스스로를 돌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다른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라면 더욱 그러하다. 자신이 먼저 건강하고 행복해야 다른 사람을 더 잘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작은 것으로 시작하되 매일 연습에 전념하자. 당신이 실천하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말함으로써 책임 프로세스를 만들어보라. 메모를 남기고 코치, 심리학자, 카운슬러 또는 동료 그룹 구성원을 참여시켜라.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친절하게 대하며 계속 연습해보자. 《잘나가는 의사의 비밀》에 나오는 이러한 방법을 따라 한다면, 의사뿐만 아니라 누구도 성장할 수 있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