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적인 감정이라도 외면할 필요는 없어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해소하는 과정에서 마음 근육이 길러진답니다
슬픔이나 화 같은 무겁고 강렬한 감정은 그 자체로 감당하기 힘들기도 하고 정체가 명쾌하지 않을 때도 많아 받아들이기도, 이해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차라리 모르는 척, 없는 일인 척 외면하고 싶어지지요. 슬픈 마음을 감당하기 힘들어 이삿짐 상자에 넣고 닫아 버리려고 했던 산티아고처럼 말이에요. 하지만 마음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방식으로든 몸에 나타납니다. 슬픔과 우울이 누적되면 무기력에 빠져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곤 하지요. 주인공 산티아고도 이사한 뒤로 웃고 싶지도 않고, 놀기도 싫은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요. 자신의 심경 변화를 온전히 마주하는 방법을 알지 못해 해소의 길로 나아가지도 못하고요.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이해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하면 누구나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거예요. 《슬픈 마음 마주하기》는 우리 아이들이 그런 힘든 시간을 너무 길게 보내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만가만 슬픈 마음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알려주는 다정한 친구 같은 책이랍니다.
이사 온 학교에서 만난 루시아는 시무룩해 있는 산티아고에게 조금씩 다가갑니다. 먹구름을 볼 줄 알아야 햇빛이 고마워진다는 할아버지의 말을 전하면서 산티아고가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주지요. 환경 변화에서 오는 혼란이나 상실감, 실수나 실패로 인한 좌절 등으로 슬픔이 찾아오는 때가 있어요. 슬픔은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거나 때로는 공허함으로 나타나기도 하지요. 내가 슬프다는 걸 파악하고 인정하기만 해도 마음이 조금은 진정될 거예요. 슬픔을 참거나 외면하려 하면 마음에 더 큰 상처가 남을 수도 있어요. 슬프다는 걸 알아야 그 슬픔의 시간이 지나가는 것 또한 느낄 수 있습니다. 슬픔에는 슬픔만의 시간이 있어서 건강하게 감정을 다루며 기다리면 마음속에 영원히 머물지 않고 서서히 사라지지요. 그러면 다시 햇빛을 맞이할 시간이 올 거예요. 어둡고 무거운 마음을 마주하려면 용기가 필요하겠지만, 내 스스로, 또 때로는 주변의 도움을 받아 아픔을 치유해 나간다면 어둠이나 공허가 지나간 자리에 다시 희망이 차오르는 걸 느끼는 순간이 온답니다. 그러면서 마음 근육도 튼튼하게 자라날 거예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림책, 《슬픈 마음 마주하기》 이렇게 읽어요
‘슬픔’이라는 무거운 감정에 압도되면 마음이 길을 헤매다 지치거나 공허해질 수 있어요. 그래서 슬픔을 제대로 마주하고 이해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해요.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슬픔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세요.
ㆍ이야기를 읽으며: 주인공 산티아고에게는 어떤 속상한 일이 일어났나요? 산티아고의 친구가 된 루시아는 무엇 때문에 슬펐나요? 등장인물들이 슬퍼진 이유를 이야기하고, 아이가 어떨 때 슬픈지도 이야기 나눠요. 산티아고의 슬픔은 다양한 느낌과 형태로 나타나지요. 산티아고의 슬픔이 어떤 기분과 몸 상태로 드러나는지 함께 살펴보면서 아이와 슬픔의 경험을 공유해 보세요. 어쩌면 슬픔이 ‘화’라는 감정 뒤에 숨어 있을 수도 있어요. 마음이 아프다,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눈물이 날 거 같다… 처럼 슬플 때의 마음과 몸 상태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할 수 있게 격려해 주세요. 후반부에서는 산티아고의 슬픈 마음이 가라앉을 때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섬세히 관찰하도록 도와주세요.
ㆍ이야기를 읽고 나서: 명확한 원인이 있어서 슬퍼지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뚜렷한 이유를 알 수 없이 슬프고 시무룩해지는 날도 있어요. 이유를 모르더라도 슬픈 마음이 든다는 자체를 외면하지는 않도록, 아이가 풀이 죽거나 무기력해 보일 때 “기운이 없어 보이는구나, 슬퍼 보이는구나” 알은체해 주면 아이도 마음을 털어놓고 싶어질 거예요. 자신에게 다정해지려면 무겁거나 부정적인 감정을 무작정 피하는 건 좋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또한 자존심이 강하거나 내성적인 아이들의 경우, 우는 행동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 모릅니다. 혹시 어떨 때 우는 게 창피하다고 생각되는지, 어떤 환경에서는 맘 편히 울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며 욺으로써 슬픔을 해소하는 일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먼저 슬픔을 받아들여야 슬픔이 지나가는 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음을 알려 주시고, 슬픔의 시간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도록 격려해 주세요. 그러면 다시 햇빛을 맞이하는 기쁨, 희망이 차오르는 느낌에 더욱 감사할 줄 아는 아이로 자라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