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주운 인형의 놀라운 비밀
혁주는 공부 좀 잘한다고 자기를 잘생긴 바보라고 놀리는 수아가 미웠어요. 수아는 자기가 뚱뚱하다고 놀려 대는 혁주가 너무너무 얄미웠지요. 그러던 어느 날 둘은 집에 가는 길에 무심코 인형을 줍게 되지요. 수아는 인형을 혁주라고 생각하고 가지로 놀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혁주도 주운 인형을 수아라 생각하고 괴롭혀야지 하고 마음먹었지요. 수아는 수업 시간에 심심해서 인형의 엉덩이를 쿡쿡 지르면 “설사 나와라.”라고 말했어요. 또 집에서 인형 머리를 쥐어박으며 “빵점이나 맞아라.”라고 말했죠.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정말로 혁주가 설사를 싸고, 빵점을 맞는 게 아니겠어요. 혁주도 마찬가지였어요. 수아가 너무 얄미워서 “잘난척쟁이 임수아, 그냥 팍, 엎어져 버려.” 했더니 수아가 정말 길에서 넘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둘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데도 신이 나기는 겁이 덜컥 났어요. 수아는 혁주가, 혁주는 수아가 밉고 얄미웠지만 정말 상대가 잘못되기는 바라지 않았거든요. 단지 장난으로 한 것뿐이었으니까요. 둘은 더 큰일이 벌어지기 전에 인형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인형을 없앨 수 있을까요? 수아와 혁주 모두 인형을 없애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콤플렉스가 문제야!
잘생긴 혁주는 새 학기 초가 되면 여자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어요. 하지만 첫 시험이 끝나자마자 여자아이들의 야유를 받게 되지요.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말이에요. 혁주는 왠지 억울했어요. 잘생겨서 공부 때문에 더 구박받는 거 같았거든요. 반대로 공부를 잘하는 수아는 날씬한 아이들이 너무 부러웠어요.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살은 잘 빠지지 않았고, 그래서 뚱뚱하다고 놀려 대는 혁주가 너무너무 밉고 얄미웠지요. 게다가 공부를 잘하려면 엄청 노력해야 하는데, 잘생기고 날씬한 아이들은 노력 없이 거저 얻은 거 같아서 억울한 마음도 있었어요. 이렇다 보니 혁주는 공부 잘하는 수아가, 수아는 잘생긴 혁주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민감하게 받아들였고, 인형에다 화풀이할 만큼 서로를 미워하게 되었지요. 만약 두 사람이 자기가 못하고 부족한 것보다 남보다 잘하고 나은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상대방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크게 반응하지 않았을 거고, 저주 인형을 불러올 만큼 친구가 밉지도 않았을 거예요. 사실 혁주는 수아가 놀림당할 만큼 살이 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단지 살이 쪘다고 말하면 알레르기 반응처럼 부르르 떠는 수아의 모습이 재미나서 놀렸을 뿐이었죠. 수아도 마찬가지였어요. 혁주가 공부를 못한다고 무시하려는 마음은 없었거든요. 이렇듯 콤플렉스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더 문제가 되게 만드는 것일 수 있어요. 모두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콤플렉스에 사로잡히지 말고, 나의 장점을 더 잘 보고 발전시키려 한다면 나도 행복하고, 친구와도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