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시작 그리고 지속가능성
도시는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하는가
수렵 채집을 하던 인류는 신석기시대 농업혁명으로 정주하고 경작하며 기원전 4천 년대 메소포타미아 도시들에서 문명을 탄생시켰다. 서양 언어에서 문화는 ‘경작하다’에서 유래하지만, 문명은 ‘도시’에서 유래했다. 21세기 초는 문명 전환기다. 지구 차원의‘ 행성적 도시화’ 혹은 글로벌 도시화로 2007년 5월 23일 이후 지구촌 인구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문명을 성찰적으로 되돌아보고 미래 방향성을 전망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성찰과 전망은 기후 위기, 공중보건 위기, 빈부 격차 심화, 지역적 분쟁 등 인류의 여러 난제를 풀어갈 방안을 제시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도시 문명은 세계 각지에서 성쇠를 되풀이했는데, 위기가 생기면 다양한 혁신으로 이를 극복하고 문명의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고대도시에서 스마트시티까지
도시 문명으로 보는 인류의 역사
이 책은 기원전 40세기에서 서기 21세기까지 6천 년의 도시 문명사를 고대도시, 전근대 도시, 근대세계체제와 도시, 산업화와 도시화, 현대 도시 등 다섯 장으로 나누어 고찰한다. 도시의 기원, 인류 4대 문명, 고대 지중해 도시국가, 로마제국의 도시를 다룬 1장에 이어 2장은 서양의 중세에 해당하는 6세기에서 15세기의 도시 문명을 들여다보본다. 3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성장한 유럽이 대항해로 근대세계체제를 구축해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의 도시화를 자극한 것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이 체제와 간접적으로 연결된 동아시아 삼국의 도시 문화 성장을 담는다. 산업혁명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의 동반성장이 낳은 성과와 한계를 분석한 4장에 이어 5장은 현대 도시 문명의 위기와 기회를 살펴보며, 20세기 후반기 서양 도시와 동아시아 도시의 성장, 제3세계의 과잉 도시화, 다양한 도시 혁신, 지속 가능한 도시 문명의 길을 찾는다.
인류가 만든 최고의 걸작품, 도시
그 안에서 역사를 읽고 길을 찾는다
도시는 함께 모여 살게 된 사람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제 영역에서 이전 세대들로부터 전해진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끊임없는 혁신을 추구했다. 재난과 재해, 전쟁으로 파괴되더라도 재건되거나 신도시를 만들어내며 도시 문명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왔다. 사람이 만든 도시가 역사 속에서 수행한 다양한 기능과 역할은 결국 사람들의 의지와 기대를 투영한다. 사람들이 만든 최고의 걸작품인 도시의 역사를 읽다 보면 어느새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