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효의 시 중에는 서정적 시작도 있지만 위에 열거한 예문처럼 시사적인 풍조를 예리한 칼날로 해부하고 있다. 그것은 고전적 의미의 시풍보다는 현실에 근거를 둔 세태 비판적이 것에 시심의 방향을 설정하여 자칫 고풍의 시향에서 느껴오던 독자의 식상함을 해소해 주는 해독제의 역할을 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만큼 안병효 시인은 일상에서 접했던 사회적 분위기, 도덕의 말살, 경제력의 확장으로 인한 모순된 현상을 예의 주시하며 시인의 눈으로 질책하는 언중유골의 교술사로 그 본분을 충분히 소화하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김현탁 (소설가, 문학박사)한다.